[더팩트ㅣ윤소희 기자] "퇴근길에 국민들과 소주 한 잔 나누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주요 기업인 8명과 '호프 미팅'을 가졌다. 재계 총수들과의 '호프 미팅'은 과거 형식적 방식에서 벗어나 격의 없이 대화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직접 제안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격식 파괴' '소통'의 이미지를 새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의 '호프 미팅'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대선 운동 기간, 당 경선에서 맞붙었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에서 소맥 한 잔을 나누며 경선 과정의 섭섭함을 털어버리는 시간을 가졌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 후보 시절 뿐만 아니라 지난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소주 한 잔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대통령, 친구 같고 이웃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소주 한 잔'이든, '맥주'든, '소맥'이든, '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격의 없는 소통'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주량은 얼마나 될까.
공식적으로 문 대통령의 주량은 소주 한 병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운동 기간 문답을 통해 "주량은 1병이고 특별한 술버릇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문 대통령의 팬카페 '젠틀재인'에 올라온 '문재인 궁금타파 85문 85답'을 통해서도 주량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주량은 소주 1병이라 답했고 술버릇에 대해서는 "특별한 건 없다. 입으로 느끼는 술맛과, 술과 함께 나누는 대화를 좋아하는 편"이라며 "버릇이랄 수는 없지만 1차로 끝내는 주의다"고 덧붙였다.
2015년 2월 10일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취임한 날, 문 대통령은 경선을 마치고 일반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빨간색 뚜껑의 소주를 마셨다. 당시 김정숙 여사는 자택을 방문한 취재진을 반기며 "남편이 술 한잔을 했다"며 소주병을 정리한 일화도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애주가는 아니지만 간혹 소주를 찾는다. 폭탄주보다는 알 잔을 선호한다"고 말한 뒤 "스트레스는 텔레비전을 보며 혼자 독한 술 한잔을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또 2012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3주기 추모식이 있었던 날 밤에 트위터에 "소주 한 잔한다"는 글을 올려 심란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술잔을 기울였던 주변인들의 증언에서도 그의 주량을 엿볼 수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YTN <뉴스Q> 정치중계석 코너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기업인과 호프미팅에 대해 이야기하다 문 대통령의 주량을 질문받았다.
박 의원은 "맥주를 썩 즐기시진 않고 소주를 즐기신다. 지난 대선에는 폭탄주를 몇 잔 드신 기억이 있다"며 "많이 드시는 건 아니고 소주로 치면 한 병 조금 못 미치게, 한 3분의 2병. 소위 폭탄주라는 것도 3~4잔 정도 조금 드시는 걸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한 측근은 언론사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중요한 정치적 선택과 고비가 있을 때, 깊은 생각이 필요할 때, 혼자 있고 싶을 때 소주를 찾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