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신현우, 항소심서 감형…존 리 또 무죄

업무상 과실 치사 등의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신현우 전 옥시레킷피의벤키저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받아 형량이 줄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중앙지법=변동진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된 신현우(69) 전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존 리 전 대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원심과 같이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영진)는 26일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전 대표와 존 리 전 대표는 각각 징역 6년과 무죄를 선고했다.

신 전 대표와 존 리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면서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백여 명의 인명 피해를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검증을 하지 않았고, 인체에 무해하다거나 '아이에게도 안심'이라는 등 거짓으로 제품에 표시했다"면서 판매대금을 가로챘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사기) 및 상습사기 혐의를 인정해 신 전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판매대금을 가로챘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사기) 및 상습사기 혐의는 무죄로 봤다. 신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존 리 전 대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존 리(48) 전 옥시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건과 관련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실상 무혐의 판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장면. /남용희 기자

재판부는 이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소비자들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비극적 사건"이라며 "피해자 수만 해도 154명에 이르고 아직도 추가적으로 사망자가 얼마나 생길 지 모르는 초유의 사태"라고 밝혔다.

이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인체에 유해한지, 무해한지 보다 엄격히 살펴야 하고 고도의 주의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러나 이들은 인체에 막연하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큰 사태를 가져왔고 오늘에 이른 데 안타깝다"며 "피해자 수가 100여명이 넘어 어떤 사건보다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피고인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작하는데 초기에 관여하지 않았고 인체에 유해하다는 생각 없이 가족 및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줬다"며 "일부 피고인은 딸이 사망하는 참담한 결과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 대한 배상에 적극 노력하며 공소 제기된 피해자 중 92%와 합의가 됐다"면서 "일부 피고인은 1심부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특별법 제정, 가습기 제품 판매 기간 및 수량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존 리 전 사장이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유해한지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99.9% 아이에게 안심 문구'가 사용되는 등 거짓 표시 광고를 알았다거나 보고를 받았다는 검사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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