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윤소희 기자]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언주 의원이 급식 노동자들을 '밥하는 아줌마'라고 표현한 점에 대해 "'밥하는 아줌마' 표현은 '어머니'와 같은 뜻"이라고 해명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 의원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관련 막말 논란에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사과 해명의 글을 올렸으나 충분치 못하다는 질타와 충고에 따라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며 학교급식 파업과 비정규직 관련 부적절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어릴 때 우리 어머니들은 자식이 잘못해도 밥은 먹여가며 호된 매를 주셨다. 그 마음은 자식을 사랑하는 진정성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밥하는 아줌마들'이라는 표현은 내 마음속 또 다른 의미로 '어머니'와 같다"며 "급식조리사분들이 많은 어머니의 마음과 손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나도 아이를 둔 엄마로서 학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다 보니 다소 격앙된 표현이 나왔다. 나도 아줌마이자 엄마"라며 "내 마음과 다른 표현으로 많은 분께 상처를 주게 돼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책임 있는 공직자로서 반성하고 좀 더 정진하면서 일하겠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과 내 표현으로 상처받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 지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질의 시간을 가지던 중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항의를 받았다. 노동조합원은 "100만 명의 감정선을 건드려놓고 어쩔 수 없이 일방적이고 가식적으로 사과하는 거 아니냐"고 따졌고 이 의원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조아렸다.
노동조합 측에서는 "개인적인 사과는 받지 않겠다"며 이 의원의 사퇴와 국민의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급식 종사자들의 파업을 비판했다. 10일 <SBS>에 따르면 이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SBS 기자와 통화에서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은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말하고, 파업에 대해서는 "미친놈들이야. 완전"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이 의원은 여론의 비판과 함께 의원직 사퇴 요구를 받았다.
이 의원 측은 이날 오후 블로그를 통해 "문제의 발언은 몇 주 전 출입기자와 사적인 대화에서 학교 급식파업 관련 학부모들의 분노와 격앙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아이를 둔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급식 질이 형편없어지고 있는 문제에 분개하면서 나온 얘기"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식인터뷰가 아닌 사적인 대화를 여과 없이 당사자 입장을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SBS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수차례 '사적 대화'를 강조해 또 다른 논쟁거리를 던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