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재필 기자]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 아들 김한솔이 말레이시아 당국에 부친 시신을 북한에 넘기지 말아 줄 것을 부탁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복수의 말레이시아 수사 간부 말을 인용해 "김한솔이 지난 3월 초 이전 말레이시아 당국에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시신을 작은아버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북한에 넘겨주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한솔은 말레이시아 측에 "신변 위험 때문에 시신을 인수하러 갈 수 없다"며 "시신은 화장을 했으면 좋겠다. 화장 방법과 화장 후 유해 처리는 말레이시아 측에 맡긴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김한솔은 시신 신원확인을 위해 말레이시아 당국에 협조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3월 초 김한솔 친척을 만나 김한솔 DNA 샘플 여러 개를 전달받았고, 감정 결과 시신을 김정남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북한은 김정남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지난 3월 7일 북한에 있는 말레이시아 외교관 11명의 출국을 금지했고,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도 북한 외교관 출국을 금지하며 갈등이 증폭됐다.
자국 내 여론에 밀린 말레이시아 정부는 같은 달 13일 북한과 협의를 개시했고, 자국 외교관 귀국을 조건으로 같은 달 31일 2번의 방부처리를 한 김정남 시신을 항공편으로 북한에 보냈다.
한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2월13일(현지시간) 오전 9시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게 피습을 당했다. 김정남 살해에 사용된 화학물질은 'VX'로, 유엔이 화학무기금지협약을 통해 금지한 물질로 밝혀졌다.
김정남은 당시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을 방문했으며, 소지하고 있던 여권에는 이름은 김철, 나이는 46세라고 기재돼 있었다.
또한 살해 당시 현금 12만 달러(약 1억3500만 원)을 소지하고 있었다. 현지 경찰은 "김정남 소지품을 검사한 결과 검정 가방에서 대량의 100달러 지폐가 발견됐다"며 "100달러 지폐들은 거의 신권으로 300장씩 묶인 4개의 다발 형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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