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포스트 문재인' 노리는 안희정·이재명의 '정치활로' 모색

임기를 1년 남겨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향후 정치적 활로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4월 8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호프집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안 지사, 문재인 대통령, 이 시장, 최성 고양시장(오른쪽부터 차례대로)이 함께 화합 의지를 다지는 호프 타임을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정치권에서 '끝'은 또다른 '시작'이다. 5·9 대선 후 '포스트 문재인'을 노리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정치적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임기는 내년 지방선거까지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19대 대선행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두 사람은 물밑에서 정치 활로를 고심하고 있다.

일단,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두 사람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등 타 후보들에 비해선 선택지가 넓은 편이다.

안 지사는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3선 도전 보다는 중앙무대 진출에 더 무게가 실린다. 특히, 안 지사는 원내 진출 제안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선에서 중앙 정치무대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캠프에 몸담았던 의원그룹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라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와 가까운 민주당 내 한 의원은 <더팩트>에 "캠프 내에서 경선 패배를 분석해 보니 가장 많이 나온 이유가 '당내 세력화 부족'이었다. 충남도지사를 두 번이나 한 분이 행정쪽을 경험할 이유가 없다. 국회로 오셔야 한다. 오셔서 당내 지지기반을 키워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내년 재보궐선거를 치러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은 대선 당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안 지사가 당선이 유력시 된 문재인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재보궐의 경우 안철수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과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 원을 선고 받고 항소한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의 지역구 서울 송파을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지역적인 기반을 잃어선 안 된다는 측면에서 충남 지역에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에 입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장관으로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관심이 깊은 만큼 행정자치부가 거론된다.

안 지사는 20일도 SNS에 '인서울 아니면 루저되는 시대를 끝내자'며 지방자치분권 관련 화두를 던졌다. 그는 "중앙집중화된 국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관료들에 의해서만 개혁되기엔 5000만 명 국민의 삶의 현장은 너무 다양하다"고 말했다.

정작 안 지사 측은 향후 방향에 대해선 이렇다 할 말을 하지 않고 있다. 당분간 충남도정에 집중하면서 내년 초까지 본인이 가장 필요한 곳을 고심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임기3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도정 관련 부분, 지방자치분권에 대해서만 강조할 계획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0일 성남시청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남시장, 경기지사, 서울시장 도전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안 지사에 비해 이 시장은 비교적 향후 방향이 뚜렷한 편이다. 이 시장은 '형님'으로 따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을 포기하면 서울시장에 도전하고, 박 시장이 3선에 도전하면 경기도지사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20일 성남시청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남시장, 경기지사, 서울시장 도전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가을 쯤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선거"라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여부에 따라 내 선택도 연동될 것이다. 지난 10여년 간 보수 진영이 차지했던 경기지사직을 민주개혁세력이 탈환해야 한다는 절박함 또한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법무부장관 내정설 등 문재인 정부 입각이나 국회 진출에 대해선 확고히 선을 그었다. 그는 "대선 경선이 끝나고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야전에서 살아온 내 삶의 방식으로 볼 때 지시를 받아 업무를 하는 건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빠'를 자처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를 물려받겠다는 포석을 깔기도 했다. 이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지지할 것이다. 그래야 다음 대선에서도 민주개혁 세력에게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서울시장 3선은 전무후무한 데다가, 민주당 내 후보군이 많은 만큼 박 시장에게 기회를 줄지는 미지수다.

현재 민주당 내에선 이 시장,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 등의 출마설이 돌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가세할 경우, 차기 서울시장 후보 군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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