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윤소희 기자]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6일 자진 사퇴하면서 후임 법무장관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가 확고한 만큼 안 전 후보자 내정 기준인 '비검찰, 비법조인'이 적용될지, 인사청문회 '통과'가 다소 유리한 정치인 출신이 내정될지 등이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안 전 후보자 자진 사퇴 이후 정치권 안팎에선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우윤근 국회사무총장이다. 우 총장은 17~19대 국회를 거친 3선 의원으로, 18대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 '합리적이고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후보자가 될 경우 현직 국회사무총장이라는 점에서 야당이 쉽게 공격하기 어렵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우 총장은 19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법무부장관 내정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하는 한편 검찰 개혁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잘 맞춰서 설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박범계 국정기획위 정치행정분과 위원장과 박영선 민주당 의원 등 현역 의원들도 물망에 올랐다. 두 사람은 후보자에 오를 시 현직의원이라는 점에서 무리 없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직의원은 총선을 거쳐 자질을 검증받은 면이 있고, 비의원보다 비교적 쉽게 적격 판정을 받아왔다.
안 전 후보자 내정 전부터 하마평에 오르내린 박 위원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후보자로 꼽힐 때) 많은 분들이 과분한 기대와 격려를 해준 건 검찰 개혁에 대한 절실함과 바람이 투영된 것일 것'이라는 글로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박 위원장은 판사 출신으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활약하며 국민에게 좋은 평을 받은 부분이 장점으로 꼽힌다.
박 의원은 법조인 출신은 아니지만 19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여성·비 법조인 출신 최초)을 지냈다. 의정 활동을 통해 법에 대한 안목을 키웠고, 평소 꾸준히 강한 검찰 개혁 의지를 보였다. 초대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장관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검사 출신이지만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도 있다. 2005년 대통령 사정비서관을 끝으로 검사 생활을 청산한 신현수 변호사는 문재인 캠프 선대위 법률지원단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직접 법무부장관 후보 추천에 나섰다. 표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협치 의미를 살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추천하고, 다음으로 개혁의 상징인 변호사 출신 이재명 성남시장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강욱, 박준영 변호사와 박주민 의원, 한인섭 서울대 교수까지 총 6명을 법무부장관 후보로 거론했다.
하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법무부장관을 추천해보겠냐'는 질문에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과 김영란 전 대법관을 꼽으며 "이 전 재판관이 되면 설명의 여지 없이 모든 국민이 환호할 것이고, 김 전 대법관은 대한민국의 무패를 없앤 획기적 조치를 한 상징적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표 의원의 인사 추천에 "너무 남성지향적"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검찰의 당면과제는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법무부를 검찰들이 주도하면서 퇴색되고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만큼 법무부도 탈검찰화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검찰 개혁'을 또다시 강조했다.
안 전 후보자라는 비검찰 인사 카드에 한 차례 실패한 상황의 문재인 정부가 법무부의 탈검찰화 개혁을 위해 차기 후보자에도 비검찰·비법조인 기조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