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흰 블라우스와 남색 재킷을 입은 김 후보자는 밝은 표정으로 청문회장에 들어섰다. 자리에 앉은 뒤 여야 청문 위원들의 질의에 대비해 메모를 하며 자료를 살폈다.
이날 역시 자유한국당 의원들 노트북에는 '5대 원칙 훼손' '보은 인사' 등의 글이 쓰인 항의 피켓이 붙어 있었다. 지난 1일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한국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던 김현아 의원은 피켓을 떼버렸다. 본인만의 '소신 정치'를 이어가는 듯했다.
본격 질의가 시작되자 한국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상대로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논문 표절 의혹 등을 제기하며 검증 공세를 펼쳤다. 박덕흠·박맹우·박찬우 의원이 대표적이었다.
박덕흠 의원은 "미디어워치를 통해 석사 논문을 검증해 보니 집중 표절이 밝혀졌다"며 "통으로 베끼거나 인용 부호, 각주, 출처 등이 없다"며 논문 표절을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논문을 표절한 적 없다"며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반박했다.
박맹우 의원도 "논문을 보면 3분의 2가 표절한 것으로 보이고 어떤 것은 2차 표절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표절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하면서 "그 논문은 생애 첫 논문이라 여러 실수가 있을 것"이라며 "제 논문이 많이 부족하고 내세우기 부끄럽지만 표절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거듭된 야당의 공세에 다소 긴장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으나 대체로 차분하게 대응하는 노련미를 보였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2013년과 2014년 소득공제 허위신청으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 "저의 실수였지만 사과드린다"고 인정했다. 김 후보자의 남편 백모 씨는 2013년 연말정산을 하면서 한부모 가족이라며 허위신청했고, 2014년엔 차남공제와 배우자공제를 중복신청해 추가공제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장관에 지명된 이후 환급했다.
이와 관련해 박맹우 의원은 "당시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간사로서 누구보다 잘 알던 상황"이라며 "본인이 부당하게 신청한 것에 대해 도덕적 비난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으로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공세의 고삐를 더욱 당기기도 했다. 박완수 의원은 "후보자야말로 전문성이 없는 분으로 문재인 대선 캠프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장관 지명을 받았다"고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또 경기 연천군의 땅 매입과 관련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우현 의원은 "후보자의 배우자가 2012년 앞으로 캠핑장 등 시설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약 700평의 땅을 산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투기가 아니다"라며 "남편이 은퇴 후 농사를 짓고 책도 쓰기 위한 목적으로 샀다"고 해명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논란이 되는 의혹에 대한 규명보다는 김 후보자의 정책을 검증하는 데 주력하면서 비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장을 찾아 여야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 '지원 사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