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변동진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 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 씨(21)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 비리'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1일 오전부터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 씨를 다시 소환해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삼성그룹이 제공한 승마 지원금 특혜 ▲재산해외 도피 등 관련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 씨의 '체포 시한'(2일 오전 4시 8분까지)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날 밤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정유라, 범죄수익은닉·업무방해·공무집행방해 혐의
정 씨의 주요 혐의에 대한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가, 부수적 조사는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가 담당하고 있다.
검찰이 정 씨에 대해 적용하는 혐의는 범죄수익 은닉의 규체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총 세 가지로 전해졌다. 이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법원에서 발부 받은 정 씨의 체포영장에 기재된 내용이기도 하다. 현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특검 수사팀장인 점을 감안하면 정 씨의 혐의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의견이다.
◆"정유라는 도주 우려·특혜 당사자…구속 가능성 커"
그렇다면 법조계는 정 씨의 구속 가능성을 얼마나 높게 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 씨는 구속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도주 우려가 있다는 점과 이대 비리 및 삼성 승마 지원 특혜의 당사자라는 점이다.
게다가 정 씨의 이대 입시 비리를 도운 이대 교수들이 실형을 구형 받는 상황에서 정 씨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도 구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 특검은 정 씨 강제송환 당일인 지난달 31일 '이대 비리' 혐의가 있는 최 씨와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 남궁곤(56) 전 이화여대대 입학처장 등에게 각각 징역 7년, 5년, 4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정 씨는 입국 절차를 마친 후 기자들 앞에서 "저는 학교를 안 갔기 때문에 입학 취소는 당연히 인정을 하고, 제 전공이 뭔지도 잘 모른다. 한 번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입학 취소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삼성 승마 지원 특혜에 대해서도 "(어머니는) 삼성전자 승마단이 또 승마 지원하는데 6명 중에 (네가) 1명이라고 말씀을 하셔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우 박종흔 대표변호사는 1일 <더팩트>에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100%라고 생각된다"면서 "그와 관련된 사람들 대부분 구속됐고, 재판이 진행 중인데 당사자인 정 씨를 조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 씨는 이미 도피하고, 국내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이는 구속사유에 해당되기 때문에 구속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며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할 가능성도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정 씨는 지난해 9월 28일 독일에서 덴마크 올보르로 건너가 사실상 도피 생활을 시작, 올 1월 1일 불법체류 혐의로 덴마크 현지 경찰에 체포돼 구금됐다. 그 사이 우리나라 법원은 정 씨에 대한 1차 체포영장을 발부(지난해 12월 20일)했다.
이후 덴마크 검찰은 3월 17일 구금 중인 정 씨를 한국으로 송환키로 결정해지만, 그는 덴마크 올보르지방법원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달 19일 정 씨의 소송을 기각,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 정 씨는 법원의 결정에 항소했지만, 24일 돌연 항소를 철회했다. 그리고 도피 245일 만인 지난달 31일에 한국에 강제송환됐고, 이날 새벽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