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윤소희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국민의 '문자폭탄'과 비판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해명과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자는 아내 김숙희 씨를 향한 야당 측의 공세에 "심각한 모욕"이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정태옥 위원은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당이 질의하니 '문자폭탄'이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중요성을 감안해 (질의를)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며 말문을 열었다.
정 위원은 지난달 26일에 열린 김숙희 씨의 초대전에 관한 문자 제보를 받았음을 밝히며 "전 시즌 작품이 조영남 대작 사건처럼 중견작가의 가필과 대작으로 이뤄져 작품성이 떨어지고 많은 작품이 양산될 수 있었다더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전혀 사실과 다르고 심각한 모욕이다. 나는 아내가 집에서 잠도 안 자고 그림 그리는 걸 보는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정 위원은 "초대전에 온 하객들이 결혼 축의와 같이 돈 봉투를 꺼냈다는 말도 있다"며 제보 내용을 추가로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턱도 없는 모함이다. 제보를 엄선해주길 바란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청문회 도중에도 국민의 문자는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위원은 이 후보자가 답변하는 시간에 휴대전화기를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이에 취재진이 문자를 확인하기 위해 김 위원 주변으로 몰려들어 장내가 소란스러워지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전날 1차 청문회에서 역으로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받은 자유한국당 경대수 위원은 질의에 앞서 "어제부터 지금까지 많은 국민께서 문자로 질타를 주고 계신다"고 말문을 연 뒤 아들의 병역 면제는 초등학생 때부터 앓아온 간질로 인해서라는 점을 설명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위원과 전혜숙 위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문자 제보에 대한 신빙성과 '신상털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위원은 "문자 제보는 비공개로라도 확인 과정을 거친 뒤에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너무 거르는 절차 없이 과하게 하는 듯하다"며 "그렇게 정치공세와 인격 모독을 하면 청문회의 원래 취지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은 "비상시국으로 탄생한 정부인만큼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수준 낮은 신상털기와 '카더라' 등 정확하지 않은 거로 후보자를 비하하거나 가족을 모욕하는 건 품위를 위해 지양해줬으면 좋겠다"고 품격있는 청문회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