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변동진 기자] 바른정당을 탈당해 최근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김성태 의원이 18일 한 라디오에서 "바른정당은 최순실 폭탄을 피하는 도피용"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불과 몇 개월 사이 두 번의 탈당과 함께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최순실 국정농단을 진두지휘하며 국민적 지지를 받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다.
'떠난 사람은 말이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김성태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을 디스(Dis)했다.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김성태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른정당이 최순실 폭탄을 피하는 도피용, 면피용 정당은 됐지만 진정한 보수의 바람을 담아내는 데는 실패했다고 저는 자인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을 탈당하며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의 정신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을 간다.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킨 친박 패권주의 극복, 진정한 보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새 출발을 다짐한다"며 탈당하고 이듬해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대선 일주일을 앞둔 지난 2일 권성동·김재경·김학용·박순자·박성중·여상규·이진복·이군현·장제원·홍문표·홍일표 의원 등과 함께 바른정당을 탈당했다. 이유는 "보수의 승리"라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 등은 당장 복당하지 못한 채 표류하다 최근에야 한국당에 둥지를 틀었다. 한국당을 떠날 때는 "가짜 보수와 결별"이라고 했던 김 의원은 바른정당을 탈당해선 "도피용, 면피용 정당"이라고 깎아내렸다.
김 의원의 바른정당 디스에 오신환·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태경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좀 더 쉬어야 한다"면서 "(김 의원에 대해) 다른 하고 싶은 말은 없고, 좀 더 푹 쉬고 정치 일선에 돌아오라"고 일침을 가했다. 하 의원은 지난해 국회 국조특위 위원으로 김 의원과 함께 활동한 바 있다.
바른정당 대변인 오신환 의원은 "어불성설로 횡설수설하는데 뭔 말을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보수는 '책임'이라고 외치던 모습 생생히 기억한다"며 "희생이 아니라 '탐욕'으로 다시 돌아간 자유한국당에서 그 책임 다하는 모습 꼭 보여주기 바란다"고 지적하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함께 출연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도 지적당했다. 안민석 의원은 "김 의원님, 국민들이 우습습니까"라고 꼬집으며 "제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한테 '국민이 우습냐'고 하지 않았나. 우리가 정치를 하면서 (여든 야든) 국민을 바라보고 가는 그런 정치를 했으면 좋겠고, 저 역시도 '내가 과연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그런 행보를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김 의원님을 통해서 지금 하고 있다"고 충고했다.
한편 김어준은 김 의원의 출연을 소개하면서 '새가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날아든다'는 가사의 '새타령'을 축하음악으로 틀었고, 김 의원은 "김어준 공장장, 정말 잔인하다"며 "20일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철새 타령이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백로처럼 독야청청하게 살아갈 수도 있었다. 어찌 보면 편하게 정치할 수도 있었다. 딸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못난 아비가 됐다"라며 고충을 토로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를 버렸지만, 이제 보수는 버림받고 탄압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