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대선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후보들의 상호 비방전이 난무한 실정이다.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면서 표심을 흔들고 나아가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프레임이다. 여기까지는 각 정당 후보들이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또다른 '전략 무기'가 있다. 바로 '막말'이다. 자극적인 발언으로 유권자에게 자신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는 해석이다.
특유의 직설화법을 구사하는 홍 후보는 6일 유세에서도 '자신 만의 스타일'을 고수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공원 광장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언론의 공정성에 불만을 토로한 뒤 "내가 집권하면 어떡하려고 이 지랄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사람들이 홍준표는 앞뒤 안 재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가만두지 않을 것을 모른다"면서 협박성 발언을 내뱉었다.
한국국어원에 따르면 '마구 법석을 떨며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뜻을 지닌 '지랄'은 표준어이고 욕은 아니다. 그렇지만 비속어로 분류된다. 이를 떠나 국민 정서상 욕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 대통령 후보가 쓸 적절한 단어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 후보는 대선 보도를 편파적으로 한다는 이유로 언론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인천 중구 월미도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서 "당의 대변인들이 하루에 성명, 논평을 13번 발표해도 (기사) 한 줄 안 써준다"며 "못된 놈들"이라고 일갈했다.
홍 후보는 최근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발언을 토대로 '세월호 인양 고의지연 의혹'을 보도했다가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한 SBS에 대해 시민들의 '외면'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는 "SBS 8시 뉴스를 보지 말라. 전부 가짜라고 얘기했더니 어제인가부터 시청률이 뚝 떨어졌다. 앞으로 시청률이 0 나올 때까지 보지 말고, 드라마는 보라"고 했다. 앞서 진행된 경기 부천 유세에서도 "같은 시간대인 MBC (뉴스)를 보라"고 말했다.
홍 후보의 거친 언사는 이날뿐만 아니다. 그동안 "종합편성채널 2곳과 몇몇 여론조사를 없애겠다" 등 협박성 발언도 거리낌 없이 했다. 편향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도둑놈의 XX들"(지난달 29일·경남 김해시)이라며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그로 인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설거지는 하늘이 정해놓은 여성의 일"이라는 취지로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한 일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랑곳없는 곧이곧대로 말을 내뱉으며 '마이웨이'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의 독설이 '사이다'처럼 후련하다는 견해도 있다. 반면 도가 지나쳐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홍 후보는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국민에게 평균적인 언어와 쉬운 말로 얘기해야 한다"고 나름의 이유를 밝혔다.
솔직한 것과 막말은 분명 차이가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고개가 끄덕여지거나 진정성이 느껴지면 솔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막말은 어디까지나 기분이 나쁘고 귀에 거슬릴 뿐이다. 유세 현장과 TV 토론 등을 통해서 홍 후보를 바라본 국민은 어떻게 느꼈을까. 돌출 발언과 막말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 하여 '홍트럼프'라고도 불리는 그다. 홍 후보가 9일 트럼프처럼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