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뚜벅이' 안철수, 배낭 메고 대구 시민 속으로 '전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대구시 동대구역에 시작한 ‘걸어서 국민 속으로’ 도보유세를 펼치며 시민들과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대구=문병희 기자

[더팩트ㅣ대구=변동진·서민지 기자]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 없지 않습니까. 국민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신발끈 동여매고 시작하겠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20시간 뚜벅이 유세'에 대해 이 같은 각오를 밝힌 후 대구시민들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뚜벅이 유세'는 매일 오후 2시~7시까지 직접 걸어다니며 밑바닥 민심을 듣고, 유세차에 올라 마무리 연설을 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정장을 벗어던진 안 후보는 4일 오후 초록색 셔츠에 등산화, 검은색 배낭, 스마트 피트니스 워치 등을 착용하고 동대구역에 등장했다. TK(대구경북)는 2~3주 전 지지율 급상승의 힘이 돼준 곳이다. 그는 대구 시민을 만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변화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을까. 누구보다 제가 먼저 현장에서 딱 맞닥뜨리지 않을까. 이시간쯤 되면 졸린데, 잠도 안 온다. 기대감 때문에 매우 설렌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역사 안 구석구석을 돌던 안 후보는 50대 남성을 만나, '요즘 대구 민심이 어떻냐'고 물었다. 그러자 50대 남성은 "저는 안철수입니다. 진정성이 있어서요"라고 응원했고, 안 후보는 "진정성 있게 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셀카 요청'도 봇물을 이뤘다. 10대부터 50대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진촬영을 요청했다. 일부 시민들은 '안철수 파이팅'이라며 그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대구에서 걸어서 국민 속으로 캠페인 중 지나가던 시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대구=문병희 기자

안 후보는 국군 철도수송지원반을 찾아 국군장병을 위로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장병들에게 "요즘 지내기는 괜찮냐" "군대 폭력은 나아졌나" "부모님 보고 싶지 않냐" "자기개발 시간은 있냐" 등을 물으며, 마음을 어루만졌다. 일병 두 명은 "이제 막 자대 배치를 받았다"면서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답했다.

연휴에 수많은 시민들이 밀집되는 대구 신세계백화점도 들렀다. 이동 중 만난 노인들은 "파이팅, 힘내세요"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고, 안 후보는 감격한 듯 얼굴 상기됐다. 안 후보는 잠깐 발걸음을 멈추며, "'국민 속으로' 캠페인은 동대구역부터 시작한다. 벌써 많은 분들을 만났다. 우리나라 제대로 바꿔달라는 당부부터 '자영업자 잘 살게 해달라' '선한 사람들 마음 상처받지 않게 해달라'고 하는 등 말씀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면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열심히 뚜벅뚜벅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1만 보 이상 걸으며 민심을 청취한 안 후보는 중간중간 물을 먹거나, 한 할머니가 건네준 요구르트를 벌컥벌컥 마셨다. 또, 딸 설희 씨와 추억을 회상하며 아파트 상가에서 배맛이 나는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안 후보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대면서, "애(안설희)랑 같이 먹고 싶었는데"라며 '딸바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대구에서 걸어서 국민 속으로 캠페인 중 배맛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대구=문병희 기자

이외 안 후보는 대구 동부소방서와 동대구 지구대를 찾아 대원들을 위로했으며, 시내버스를 타고 경북대학교도 방문했다. 경북대에선 교내 계단에 1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고, 안 후보는 즉석 강연을 했다. '청년 장학금 자금 조달'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4차산업혁명에 따른 가치관 변화' 등에 대해 청년들과 토론했다. 2012년 대선 당시 청춘콘서트를 방불케하는 진풍경을 만들었다. 당 관계자들은 '제2의 청춘콘서트'라 불렀다.

안 후보는 한 남학생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어떻게 줄일 예정이냐'고 묻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중요하다.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바꾸는 게 중요한데 정부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대로 역할 못해 (대기업이) 중소기업 이익을 다 빼앗아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 당선 시 '연정 계획'에 대해선 "다음 정부는 개혁공동정부가 돼야 일자리 문제도 해결된다. 선거 과정에서 보니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와 경제 문제에 대한 생각이 같았다. 당선되면 유 후보에게 부탁해서 경제를 맡아달라 말할 것이다. 그래야 나라가 발전한다. 옛날처럼 내가 권력 다 가질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을 안타까워한 학생에게는 "투표를 해야 정치가 청년들을 무서워 한다"며 "지금까지는 정당에서 청년들을 동원의 수단으로만 여겼다. 이거 개혁하려면 청년위를 중앙당이 고루 받아서 현역 정치인과 경쟁상대가 되게 해야 한다. 중앙당 교육 및 기초의원 참여 기회를 주면 자라서 (현역 의원과) 경쟁상대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드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이후 안 후보는 대구지하철참사 추모공간을 방문한 뒤 동성로에서 유세하고, 서문시장으로 떠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대구시 동성로에서 대구 시민들을 향해 OK3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문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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