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재필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재판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재판이 본격화하면서 뇌물수수 등 쟁점에 대한 법정 공방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일 오전 10시 417호 대법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 씨, 뇌물공여 혐의로 함꼐 기소된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이 혐의에 대해 의견을 확인하고 쟁점을 정리하는 절차다.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박 前대통령 핵심 쟁점은 '뇌물죄'…공방 치열할듯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이날부터 본격화하면서 핵심 쟁점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단의 법정 공방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된 박 전 대통령의 혐의사실은 총 18개에 이르지만, 핵심은 뇌물죄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밝힌 뇌물액은 총 592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실제 수수한 금액만 389억원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삼성으로부터 ▲정유라 씨 승마지원금 77억9735만원(약속금액 213억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2800만원 ▲미르·K스포츠재단 204억원 등 433억원(실제 수수액 298원), 롯데 70억원, SK 89억원 등이다. 롯데가 건넨 70억원은 나중에 최씨가 돌려줬다.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돼야 한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해 삼성·롯데·SK에서 뇌물을 받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이들 기업의 민원을 들어줬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뇌물을 받지 않은 만큼 최 씨와의 공모관계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씨가 오랜 기간 집값이나 옷값 등을 대신 내는 등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집사' 역할을 했고,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의 요청으로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승마 지원이나 출연금 등을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대기업들에 금품을 내라고 하거나 도움을 약속하지 않았으며 최씨가 기업에서 금품을 받은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맞서고 있다.
법무법인 케이파트너스 최종상 변호사는 1일 <더팩트>에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관계 입증이 핵심"이라며 "하지만 양 측이 부인하고 있고, 박 전 대통령에게 '돈'이 넘어간 정황도 없는 상황에서 공모 여부를 밝히는 것이 쉽진 않아 보인다"고 했다.
◆박 前대통령, 변호인단 3명 추가 선임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은 수석부장판사 출신 이상철(59·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 등 3명의 변호인을 추가 선임하면서 법정 공방 대비에 나섰다.
추가 선임된 변호인은 이 변호사 외에 로스쿨 출신 이동찬(36·변호사시험 3회), 남호정(33·5회) 변호사 등이다. 변호인단 중 유일한 판사 출신인 이상철 변호사는 법무법인 유원의 대표 변호사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북부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유영하(24기)·채명성(36기) 변호사를 포함해 총 5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