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변동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손을 잡고 야심차게 준비한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회'가 시작부터 의견차를 보인다는 지적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소방수 역할을 자처, 직접 봉합에 나섰다.
박 대표는 지난달 30일 오후 안 후보 일산 유세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부부도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안 후보와 김 전 대표 사이에 삐걱거린 게 없다"고 일각의 '엇박자' 지적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그런데 조금 염려되는 게 (개혁공동정부) 인사 문제가 나오면 블랙홀로 간다. 선거까지 앞으로 8일 남았는데 이 중차대한 시기에 책임총리 누가할 거냐, 장관은 누가할 거냐라는 건 블랙홀이 되기 때문에 후보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다"며 "또한, 대통령 당선되면 열흘내로 조각해야 하는데 안 후보가 분주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김 전 대표와 개혁공동정부준비위에서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후보와 합의하겠다라는 거에 방점을 찍으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안 후보의 젊음과 미래, 김 전 대표의 경제민주화와 경륜 등이 조화를 이루면 진짜 좋다. 따라서 실제로 (개혁공동정부 준비) 잘 될 것이다"며 "예를 들어 영국이나, 프랑스는 38살도 수상한다. 우리는 그 젊음을 즐기면서 경륜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이런 주장은 김 전 대표의 "개헌공동정부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배제할 이유 없다"는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김 전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홍 후보는 친박 패권세력이 아닐 뿐더러 자기는 지난 10년간 '친박(친박근혜) 때문에 핍박받았다'고 주장했다. 객관적으로 봐도 그렇다. (공동정부 구상에서)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홍 후보와 연대·연정은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다.
문제는 홍 후보 관련 발언이 안 후보와 김 전 대표의 의견차로 확대 했고, 일각에선 '후보 단일화'까지로 번졌다. 이와 관련 박 대표는 '후보 단일화는 없다'고 수차례 해명했다.
박 대표는 "안 후보와 김 전 대표가 하루 만에 삐걱됐다는 것, 즉 홍 후보를 김 전 대표가 단일화 대상이라 말한 것처럼 보도됐다"며 "제가 확인해본 결과, 홍 후보가 김 전 대표를 만났다고 말한 게 와전된 것 같다. 당시 김 전 대표는 '홍 후보를 만났냐'는 질문에 '만나고, 안 만나고 왜 말을 하냐. 무슨 대화를 했냐는 얘기할 필요 없다' 이렇게 말했다고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같이 할 수 있지 않냐라고 한 것이다. 과거 박 대통령으로부터 홍 후보가 핍박을 받았던 사랑을 받았던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지금 현재 대선후보로서 박 전 대통령을 이용하겠다고 공언하는 후보는 단연코 단일화 대상이 아니다"면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와 관련 그 당에서 제게 수차례 전화가 왔고, 만나자고 했지만 제가 거절했다. 이걸 항상 안 후보와 제가 공유했다. 유 후보도 자기 미래가 있으므로 절대 (단일화)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에서 일부 의원들 흔들리고 있는 거 사실인데 전 그것 자체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안 후보도 그렇게 얘기해서 일체 만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구 여권 두 당(자유한국당, 바른정당)에서 현역 의원들이 우리 당에 계속 들어오겠다고 하지만 안 받는다"면서 후보 단일화 및 연대 등 선을 그었다.
아울러 대통령 임기단축 등 개헌과 관련 "국회에서 합의하면 되는 것"이라며 안 후보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