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신촌=오경희 기자] '문재인, 엄지척.'
30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름을 외친 함성과 '기호1번'을 상징한 엄지손가락이 '젊음의 거리' 신촌을 가득 메웠다. 이날 오후 6시, 문 후보가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뜨자 주최 측 추산 3만5000여명이 모였다. 이번 대선은 20대 청년 적극 투표층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문 후보는 2030 유권자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 한 시간 전인 오후 5시, 신촌로터리 차 없는 거리는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문 후보 유세단의 선거 율동에 맞춰 함께 몸을 들썩이는 등 응원 열기로 달아올랐다.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 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쓰거나, '문재인' 이름이 적힌 야광봉을 들거나, '얼굴로 입덕(팬의 길로 들어섰다는 의미)''우리도 잘생긴 대통령 좀 가져보자''이니사랑 나라사랑''잘생긴 순서대로 해도 NO.1 문재인' 등의 피켓을 든 지지자들의 모습은 '축제 현장'과 같았다.
문 후보가 도착하기 전 김영주 의원, 정청래 전 의원, 박영선·박주민 의원, 이다혜 공동선대위원장 등은 '지지연설'로 유세 분위기를 띄웠다. 파란 나비 넥타이와 '빽바지(흰색바지)'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김 의원과 마이크를 잡은 정 전 의원은 "저와 함께 신나게 놀아보고 얘기를 들어주세요"라며 '영원한 친구' 로고송과 함께 '렛츠 고, 문나이트' 출발을 알렸다.
드디어 문 후보가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문재인, 엄지척'을 외쳤다. 홍해를 가르 듯, 문 후보는 무대 연단 앞까지 파란색 런웨이를 지지자들과 손을 맞잡으며 걸어갔고, 동서남북을 돌며 '엄지 척' 제스처를 해 보였다.
순간, 문 후보는 지지자들의 '뜨거운 열기'에 양복 상의를 벗었다. 사회를 본 박용진 의원은 "이것은 사전에 의도된 게 아닙니다"라며 농담을 던졌고, 얼굴도 한껏 붉어진 문 후보는 셔츠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어 문 후보는 생애 첫 투표를 하게 된 20대 청년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무대 한가운데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설에 나선 문 후보는 "지금 이 자리에 젊은이들의 최고 고민은 일자리 걱정, 취업 걱정이다. 그동안 우리 정치가 민생과 동떨어져 있었다.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를 살리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청년들이 똑같은 출발 선상에서 오직 실력과 역량으로 공평하게 경쟁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 계신 여러분들이 '이번엔 문재인이다'라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설득해주시겠습니까?"라며 "투대문, 같이 연호해 주실까요?"라고 외쳤다. 연설을 마친 뒤, 휴대전화 LED 조명이 거리와 문 후보의 얼굴을 환하게 비췄다.
이날 신촌 유세 현장을 찾은 대학생 김도연(23·여) 씨는 "달님(문 후보 애칭)이 제일 얼굴이 잘 생기지 않았냐"고 미소 지으며 "적어도 박근혜 정부처럼 '헬조선'을 만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약집을 구매하던 대학생 박범준(27) 씨는 "문 후보 쪽으로 마음이 기울긴 했지만, 공약집을 꼼꼼히 보고 선택해야 할 것 같다"며 "최근 TV 토론회를 보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지현장을 빠져나간 정슬기(22·여) 씨는 "어느 후보가 괜찮은지 잘 모르겠다. 어차피 선거때만 청년들 챙겨주는 척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월 4~5일 이틀간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전국 3507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실시한다. 별도의 사전신청 없이 가까운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