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 문재인 "이보세요" vs 홍준표 "버릇없이"…'동성애' 격돌

문재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5일 TV토론에서 격돌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의 질문에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고, 홍 후보는 이런 문 후보의 발언에 불쾌한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5일 TV토론에서 격돌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의 질문에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고, 홍 후보는 이런 문 후보의 발언에 불쾌한 심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문 후보와 홍 후보는 이날 오후 JTBC '2017 대선토론회'(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 주최)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문제를 놓고 다퉜다. 네 번째 TV토론이지만 홍 후보는 토론 때마다 이 문제를 언급했고, 문 후보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에서는 문 후보가 홍 후보의 질문에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습을 보였다.

홍 후보는 지난 토론 때 문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를 직접 받은 게 아니라 가족이 받았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재수사하고 (국고로) 환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국회사진취재단

포문은 홍 후보가 열었다. 홍 후보는 "지난 토론 때 문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를 직접 받은 게 아니라 가족이 받았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재수사하고 (국고로) 환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문 후보가 "뇌물이 되려면 노 전 대통령이 받았거나 그의 뜻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고 반박하자 홍 후보는 "조사 당시 대검 중수부장은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순간 언성을 높이며 "이보세요"라고 외쳤고, 홍 후보가 "이보세요라니, 말씀을 왜 그렇게 버릇없이 하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토론 사회자 손석희 앵커가 두 사람의 발언을 제지했다.

문 후보는 제가 조사 때 입회한 변호사로서 당시 언론에 직접 브리핑을 했는데, 검찰이 아무런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중수부장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홍 후보의 주장에 반박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어 홍 후보는 "가족이 받으면 뇌물죄가 안 되느냐. 대통령 보고 준 것 아니냐"라고 따졌고, 문 후보는 "제가 조사 때 입회한 변호사로서 당시 언론에 직접 브리핑을 했는데, 검찰이 아무런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중수부장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와 홍 후보는 이후 토론에서도 언쟁을 높이는 등 건건이 충돌했다. '문재인 동성애' 발언도 홍 후보와의 토론에서 제기됐다. 군 복무기간 단축을 시작으로 이견을 보인 두 후보는 군 동성애 문제를 놓고 다시 충돌했다.

홍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하느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어 홍 후보는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각하다. (동성애가) 전력을 약화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문 후보는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동의했다.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토론에 참석한 후보들이 원탁에 앉아 토론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홍 후보는 다시 문 후보에게 "동성애 반대하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합법화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후보가 재차 "찬성이냐, 반대냐"고 거듭 묻자 "찬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홍 후보의 동성애 질의는 계속됐다. 보수와 기독교에서 동성애 문제에 민감하다는 것을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박원순 시장은 (동성애) 파티를 서울시청 앞에서 한다"고 했지만, 문 후보는 "서울광장 이용에 차별을 안 주는 것이다. 차별을 금지하는 것과 인정하는 것이랑 같냐"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차별금지법이라고 국회에 제출한 것이 사실상 동성애 허용하는 건데 민주당에서 제출한 것이다"고 주장했고, 문 후보는 "차별하고 합법하고 구분을 못 하냐"고 일축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의 후보 단일화 문제를 각 후보에게 동시에 물었다. 홍 후보, 안철수 후보, 유승민 후보 등은 갑작스러운 단일화 질의에 "단일화 생각 없다"고 모두 선을 그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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