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오경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3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내가 갑(甲)철수냐" "내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냐"고 따져 물으며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진실공방을 벌였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고 공중파 3사(KBS·MBC·SBS)에서 생중계한 '대선후보 합동 TV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라고 물었고, 문 후보는 "무슨 말씀이시죠"라고 되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최근 '민주당 지역위원장에게 네거티브를 지시했다'고 논란이 일었던 서류를 들어보이며 "이게 민주당의 네거티브 문건이다. 이걸 보면 조직적으로 국민 세금을 가지고 비방한 증거 다 있다. 이걸 지역위원장들에게 배포한 것이다. 제딸 재산이나 이건 어떻게 하라든지 다 나와있다. 아내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보통 취업비리, 채용비리라고 하면 두 가지 중 하나다. 권력을 가지고 외압행사를 하거나 아니면 돈으로 매수하거나 이다"라면서 "저는 그 당시 교수출신이어서 어느 위치도 아니고 아내도 독립된 전문가다. 카이스트 교수가 서울대 교수로 이직한 것이 특혜냐. 권력실세 아버지를 둔 (문 후보) 아들이 5급으로 채용된 것이 특혜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안 후보는 "국회에서 교문위와 환노위를 열고 모두 다 투명하게 검증받는 것이 옳다고 본다. 내일 상임위를 연다고 약속해주시겠느냐"고 물었으며 문 후보는 "저는 이미 다 검증됐으니 안 후보도 열심히 해명하시라"고 답했다.
앞서 CBS가 지난 19일 민주당 내부 관계자로부터 확보한 '주간정세 및 대응방안(案)'이라는 제목의 비공개 문건에는 안 후보의 검증 및 네거티브 공세 지침이 담겨 있다. 문건은 '대응기조'의 하나로 "SNS 집중, 비공식적 메시지 확산 : 예) 안철수 깨끗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까 '갑철수'"라고 구체적 예시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 질문하겠다. 제가 'MB 아바타'냐"고 몰아세웠고,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도 있다"며 "저는 방금 안 후보가 말한 그런 얘기를 제 입에 올린 적 없는데 떠도는 이야기로 질문하니 달리 답할 방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제가 지난 대선때 후보를 양보해 드렸다. MB정부 정권 연장을 하면 안 된다는 결심에서 문 후보도 그런 취지였다. 그런데도 '(제가) MB 아바타'냐"고 재차 물었고, 문 후보는 "그게 제 생각이다. 아니면 아니라고 해명하시라"며 "저 문재인을 반대하기 위해 정치하느냐"고 맞섰다.
안 후보는 "2012년에도 세간에 안 알려졌으나 독대하고 얘기 드린적 있다"며 "지금 민주당에서 제가 'MB아바타'라는 소문을 유포시키는데, 막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도 했는데 이게 5년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고, 문 후보는 "MB 아바타, 이번 선거 부상할 때 배후에 MB측 지원을 받는 거 아니냐"고 응수했다.
한편 120분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정의당 심상정 후보(기호 순) 주요 5당 대선 후보가 참여한 이번 토론회는 원고와 규칙을 없앤 자유토론으로, 서서 진행하는 '스탠딩 토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