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5·9 장미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17일부터 3주간의 뜨거운 경쟁을 시작했다. 양강 구도를 띄는 현재 상황에서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통해 반등을 노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등을 포함해 총 15명이 19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도전장을 던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현재 기호 1번 문재인 후보와 기호 3번 안철수 후보가 양강 구도를 보인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이다. 두 후보 모두 이를 잘 알고 있는 탓에 선거운동 과정이나 토론 등에서 치열한 혈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 제기와 함께 '적폐세력'과 손을 잡으려고 한다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특히 문 후보 측은 안 후보를 둘러싼 김미경 교수와 1+1 교수 채용, 차떼기 논란, 보좌관 갑질, 안설희 씨 재산 문제, 안랩 BW 문제 등을 거론하며 도덕성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네거티브'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관련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동시에 포지티브 전략을 동시에 펼 것으로 관측된다.
문 후보는 또, 선거운동 시작 전 당내 비문세력과의 갈등, 외연 확장 문제 등 두 마리 토끼를 사실상 잡았다. 문 후보는 16일 당내 대표적 비문인 박영선 의원을 삼고초려 끝에 손을 잡았다. 그뿐만 아니라 호남 출신으로 개혁적 보수 성향의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영입에도 성공한 분위기다. 김 이사장은 '상도동계'로 불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YS) 그룹의 좌장격이다. 김 이사장은 국민의당 안 후보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 씨도 문 후보의 요청에 따라 곧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의 문 후보에 대한 공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의 아들 준용 씨의 특혜채용, 고가 가구 구입 의혹과 함께 문 후보의 기억력이나 체력 등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은 특히 호남에서 반문 정서를 확산해 승기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며 우위를 점한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은 안 후보 측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중도층 공략하면서, 문재인의 대항마는 안 후보뿐이라는 이미지를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반면 기호 2번 홍준표 후보와 기호 4번 유승민 후보는 보수 후보를 자처하고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국정농단 등의 영향으로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보수층은 사실상 붕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후보가 난립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지지율은 홍 후보는 물론 개혁 보수를 주장하는 유 후보도 제자리걸음이거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홍 후보는 '보수 적자'를 내세우며 경쟁자인 유 후보를 '강남좌파' '배신자' 등으로 공격하며 보수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홍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제자리이다. 오히려 홍 후보의 거침없는 발언 등이 도마에 오르며 대통령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역효과만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유 후보도 답답하기는 홍 후보와 마찬가지이다. 지난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사퇴할 때만 하더라도 유 후보는 보수정치인 임에도 젊은 층은 물론 전 연령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등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사실상 바닥이다. 심지어 16일에는 당내에서 유 후보의 대선 후보 사퇴 필요성까지 언급됐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내홍에 휩싸인 것이다.
그나마 유 후보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TV토론이다. 유 후보는 지난 13일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 후보는 토론 직후 실시간 검색에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국민으로부터 가장 토론을 잘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유 후보는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이후 TV토론에서 자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해 지지율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심 후보는 '촛불민심', '노동자'와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심 후보는 네거티브 경쟁을 최대한 자제하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정책과 자질, 리더십에 대한 검증에 집중한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볼 때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문 후보나 안 후보의 독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거는 언제 어디서 변수가 발생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또, 현재는 후보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만, 선거를 앞두고 단일화 등으로 반전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날 첫 일정은 문 후보는 대구 달서구 2.28민주의거 기념탑 참배, 안 후보는 인천항의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유 후보는 인천 연수구 옥련동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심 후보는 지축철도차량기지 심야근무 노동자 격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