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하인드] '겜알못' 文 "블록 수준…아들, 닌텐도 빠져"(영상)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미래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초청 포럼에 참석해 모바일 게임 시연을 하고 있다./역삼동=오경희 기자

[더팩트 | 역삼동=오경희 기자] 양복 윗도리를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붙였지만 영 쉽지 않다. '선두주자'인 문재인(64)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최신 '모바일게임' 앞에선 작아(?)졌다. "저는 게임을 해 본 것이 블록쌓기가 전부였다"며 문 후보는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1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미래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초청 포럼'에 참석한 문 후보에게 지난해 구글 인디게임페스티벌에서 3위를 한 모바일게임 '샐리의 법칙' 시연 미션이 주어졌다. '겜알못(게임을 잘 알지 못하는 이)'인 취재진 역시 낯선 게임이다. 사회자의 도움으로 휴대전화 화면 위를 '열심히(?)' 눌러보지만, 문 후보의 얼굴 표정은 '도통 모르겠다'는 속마음이 드러나는 듯했다.

"게임은 재밌으셨습니까"라고 사회자가 묻자 문 후보는 "저는 뭐 옛날에 블록쌓기 수준이었죠"라고 말했고, "(모)범생이셨나요"라는 사회자의 코멘트에 문 후보는 "우리 세대에는 게임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제 아들은 닌텐도라는 게임을 일찍부터 했는데 말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질문을 경청하는 문 후보./윤소희 기자

이에 사회자는 "게임을 하는데 안 말린 거냐"며 농담을 던졌고, 문 후보는 "자꾸 게임을 마약처럼 보는 인식이 있는데, 또 실제로 아들이 너무 게임에 빠져서 걱정을 했다. 그런데 아들이 영상디자인·프로그래밍디자인을 하는데, 게임을 한 것이 지금의 일을 하는 것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게임 시연을 마친 후, ICT 기업 관계자들은 문 후보에게 집권 시 '규제 정책'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 냈다. 평소 '꼼꼼한' 성격의 문 후보는 미리 준비한 펜과 종이에 빠짐없이 메모했다. 이날 포럼에는 임지훈 카카오 대표, 변광윤 이베이 코리아 대표,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 후보는 "저는 사실 질문보다 해법까지 제시를 해주시면 좋을 거 같은데, 질문하신 분들이 그에 대한 해법을 잘 아시기에 답을 하기가 겁이 난다"면서 "가장 핵심은 규제 문제 아닌가 싶다.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나아가는 걸림돌이다. 새 정부는 '나쁜 규제'없애는 정부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가 포럼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윤소희 기자

이와 함께 문 후보는 ▲창업 활성화를 위한 중소벤처기업부 설립 ▲5세대(5G) 무선이동통신 환경 마련과 통신요금 인하 ▲창업 재기 위한 연대보증 폐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제도 등과 관련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문 후보의 답변에 사회자는 "5년 동안 IT 공부만 한 건 아니죠? 이전엔 다 외워서 오셨는데, 오늘은 자연스럽게 대답도 잘 하시는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고, 문 후보는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해 '공부'해서 대답했는데 잘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후보는, '대선 슬로건'인 '준비된 대통령'을 각인시켰다. "잘 '준비된' 문재인과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영상=윤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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