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여의도=변동진 기자] "질문 좀 합시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5일 제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일부 지지자들의 무질서한 질문 세례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여러 정파와 인물을 아우르는 최고 조정자로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며 "'통합정부'와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위기에 처한 국가는 아무나 경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3D프린터'를 '삼디프린터'라고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국정 책임자에게 무능은 죄악"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후보가 지난달 30일 10차 경선 TV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면서 3D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김 전 대표는 또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를 새롭게 하면서 개혁 중의 개혁 헌법개정을 완수하겠다"며 "3년 뒤인 2020년 5월에는 다음 세대 인물들이 끌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 제7공화국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강력한 의지와 달리 출마 선언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마이크가 꺼진 상태로 진행돼 김 후보의 출마 선언이 들리지 않았다. 일부 참석자들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무슨 준비를 이렇게 했냐" 등의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마이크를 켠 이후엔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본격적인 문제는 김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끝난 뒤 불거졌다. 70대 안팎의 한 남성은 선언문 낭독 후 무대에서 내려오는 김 전 대표에게 다가가 자신의 명함을 건네는 돌발행동을 했다.
김 후보와 지지자들 간 질의응답이 이어지던 중 시민단체 '활빈단' 관계자가 갑자기 마이크를 뺏어 "가난한 이가 어깨 펴고 살 수 있는 활빈 정책 하나만 간략하게, 똑 부러지게 말씀해 달라"고 묻기도 했다.
지지자들의 무질서한 행동에 장내는 술렁였고, 진행을 맡은 최명길 의원은 "진행에 협조해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다. 하지만 활빈단 관계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의 주장만 펼쳤다. 이밖에 2~3명의 참석자들이 "질문 있습니다" "질문 좀 합시다" 등의 소리를 질러 많은 이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이날 4차산업혁명을 위한 인재 양성과 인프라 마련을 비롯해 건강보험제도 개혁의 필요성, 중소기업·소상공인 활성화, 경제 안정화를 바탕으로 한 통일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