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오경희 기자] "본인이 하면 확장이고 남이 하면 야합이냐" vs "국가개혁과제에 동의하는 세력과 연정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다른 세력을 내 품에 들이는 것은 이중적인 행동이지 않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가 30일 '마지막 경선 토론'서 대연정과 차기 정부여당 간 관계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11차 TV토론회에서 안 후보에게 "대연정 논쟁을 하고 싶지 않은데 본인이 유발하니까 답답하다"며 "연정은 의원내각제에서 하는 제도고, 대통령제에서 하지 않죠?"라고 묻자, 안 후보는 "그런 법식이 어디 따로 있나"고 반문했다.
문 후보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연정을 하나. 우선 연정하려면 정책에 대한 합의 필요하고, 양보도 해야겠죠. 안 후보가 내거는 공약 가운데 포기하는 부분도 공식화해야 하고, 총리와 장관직을 배분해야 겠죠. 그것이 바람직합니까. 안 후보가 공약해서 선택을 받았는데, 총리직 내주고 정책 바꾸고 누가 국민들이 동의했나"라고 질의했다.
안 후보는 "아무런 것도 결정해 내지 못하는 현재 의회 속에서, 이 상태에서 현재 안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어떤 대안이 있나. 미움과 분노 척결을 선언할 뿐이지. 저는 그걸 강조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집권여당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을 해왔다는 비판이 있는데 차기정부는 집권여당과 어떤 관계로 갈 것인가"라며 꼬집었고, 문 후보는 "당정일체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는 "당정일체라고 했는데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정당 총재처럼 지휘한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문 후보는 "그렇지 않다. 공천이나 당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정책이나 인사를 위해서만 긴밀히 협의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가 "문 후보는 당내에서 오랫동안 대세를 유지하면서 가장 큰 세력을 유지해왔고 현재 많은 사람이 문 후보 캠프에 있다. (이들이) 당을 장악할 텐데 집권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하자, 문 후보는 "선거라는 것은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함으로 세력이 커야 한다"고 맞섰다.
문 후보 역시 재반격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대연정이 적절하지 않다고 하면 강팍하고 상대하고 소통하지 않는 정치인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 후보만 확장이고 남이 하면 야합이라고 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고, 안 후보는 "굳이 그렇게까지 말씀은 안 드렸는데, 국가개혁과제에 동의하면 연정하자는 데 대해 비판하면서 다른 세력을 내 품으로 사람을 들이면 이중적이지 않냐는 말을 드리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한편 문 후보는 지난 27일 호남 압승에 이어 29일 안 후보의 '안방'인 충청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대세론을 유지했다. 민주당은 31일 영남권과 4월 3일 수도권·강원에서 순회경선(대의원 현장투표)을 실시한다. 후보자 확정은 4월 3일이며, 과반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4월 8일 결선 현장투표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