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4년 만에 박근혜 자택 방문 "누나가 부르면 가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3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앞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방문했다. 박 회장과 그의 아내 서향희 씨가 자택을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삼성동=배정한 기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4년 여간 거리를 뒀던 동생 박지만(58) EG 회장이 30일 누나를 찾았다. 박지만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방문했다.

박 회장은 영장 실질심사를 1시간 정도 앞둔 오전 9시 35분께 아내 서향희 씨와 함께 자택을 방문했고, 측근인 윤상현 의원도 동행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동생 근령, 지만 씨 등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박 씨와 박 전 대통령이 만난 것은 지난 2013년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10일 대통령으로서 첫 탄핵된 뒤 삼성동 자택에서 칩거한 박 전 대통령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7일 박 회장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최근 박 전 대통령 측근을 통해 "필요하면 (누나의) 생활비라도 도와주고 싶다. 언제든 연락 달라"는 말을 전했고, 이날까지 박 회장의 뜻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일인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으로 동생 박지만 씨가 들어가고 있다./삼성동=임세준 기자

또, 박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63) 전 육영재단 이사장도 박 회장에게 "언니를 찾아가겠다"고 말했으나, 박 회장이 "연락을 기다리자"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 취임 이전에도 '박근혜-박근령-박지만' 삼남매 간 사이는 썩 좋지 않았다. 박근령-박지만 남매는 1990년 박 전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을 맡을 당시 고문인 최태민 목사의 퇴진을 요구하며 박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다툼 끝에 결국 그해 11월 박 전 대통령은 박근령 전 이사장에게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넘기고 칩거에 들어갔다. 18년 뒤, 소송 끝에 육영재단 운영권은 다시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에게 넘어간다.

육영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난 뒤 박 전 이사장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총선 당시 후보 등록 때 재산이 한푼도 없지만 5년 동안 소득세로 4079만 원을 냈다고 밝혔다.

박지만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만난 것은 지난 2013년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임세준 기자

2011년, '박근혜-박근령-박지만' 삼남매간 분쟁은 새 국면을 맞는다. 박근령 전 이사장의 14살 연하 남편(2008년 재혼) 신동욱 총재(전 교수)가 박 전 대통령과 박 회장에 대한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신동욱 총재는 2009년 3~5월 동안 박 대통령의 홈피에 '박지만 회장 측이 육영재단을 폭력 강탈했다', '중국에서 나를 납치·살해 하려는 음모를 꾸몄다'는 비방글 40여개를 올렸고, 결국 2012년 2월 16일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30일) 오전 영장심사를 받으며, 혐의는 법정형 10년 이상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13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았으나 혐의 전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27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박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구속된 역대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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