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광주=서민지 기자]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이 열렸습니다. 이날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광주 5개 전남 23개 투표소에서 진행하는데요.
국민의당이 '사상 최초'라고 자랑하는 선거인단 없는 '100% 완전국민경선'. 오전부터 서버 오류로 곤혹을 치렀습니다. 현장투표가 투표장 전산 서버 오류로 20여 분간 지연되면서 차질을 빚었습니다.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경선장을 찾은 수백 명의 국민경선 선거인단이 집단 항의했고 시도당 사무실에도 항의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일단 시스템이 재가동되기 시작하면서, 당 지도부는 한 시름 놓았습니다.
장병완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걱정했던 중복투표, 대리투표, 교통편의 제공 등 부당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지난번 시연했던 것처럼 중복투표는 완벽하게 차단되고 있단 게 확실하고 대리투표 문제도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고 안심시켰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시작인 만큼,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을 것이라 예상됐던 국민의당 완전국민경선 투표! 그래서 제가 한번 해봤습니다.
일단 선거안내인의 안내를 받아 '국민경선 선거인단 신청서'를 작성합니다. '▲성명,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신청인 서명' 네 가지만 채우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누구나 곧바로 투표소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투표소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야 하는데요.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광주 지역구 주민들과 '떼'로 몰린 광주대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광주대 학생들에게 "원래 국민의당에 관심이 있었냐"고 물었더니, A 학생(22·여)은 "문자로 학생회에서 공지가 와서 이런 행사가 있으니 가보라고 해서 다 함께 왔다"고 합니다. 혹시 우려했던 '조직 동원'인가 싶어 물었더니, "특정 후보의 동원은 아니고 당 자체에서 독려했다"고 하네요.
줄을 서서 1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두 번 주민등록증을 검사했는데, 첫 번째 검사원은 흘깃 보더니 "네 들어가세요"라고 했습니다. 두 번째는 더 빠르게 확인하며 "들어가시면 됩니다"라고 합니다. '프리패스' 수준이었습니다. 여기선 마음만 먹으면 '대리투표'(?)가 가능할 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주민등록증 확인 절차를 거치면, '본인 확인 및 투표용지 배부' 코너로 이동합니다. 이곳엔 80대의 PC와 27개의 기표소가 설치돼 있습니다. '국민경선 선거인 정보관리시스템'이 깔린 PC 1대당 2인 1조의 아르바이트생(자원봉사자)들이 안내해 줍니다. 아르바이트생이 주민등록증 사진과 얼굴을 대조하고 이름, 주민등록번호를 시스템에 입력합니다. 참여자 본인은 입력한 내용을 확인한 뒤 '등록'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투표용지를 나눠줍니다. 이 과정을 거치는데 30초면 충분합니다.
B(23·여) 아르바이트생에게 "자원봉사자냐.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교육은 며칠 받았나"라고 물었더니, "학교 사이트와 '알바몬' 홈페이지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교육은 따로 받지 않았고, 여기 와서 설명을 듣고 바로 투입됐다"고 말했습니다. 안내자 포함해 모두 180여 명의 아르바이트생이 투표소에 있었습니다.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에 들어갑니다. 투표용지에 쓰인 '1번 안철수, 2번 박주선, 3번 손학규' 중 원하는 후보 한 명을 찍습니다. 곧바로 투표함으로 가 넣으면 마무리됩니다. 투표함은 5명의 자원봉사자가 지키고 있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이 모(68·여·광주 서구 광천동) 씨는 "누가 되든 간에 이번엔 우리가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 박 전 대통령같이 해서 쓰겠나. 악하지 않고 선한 사람이 돼야 한다. 너무 악해서 자기가 잘못했는지 모르고 물러나질 않지 않나.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사람들은 절대 되면 안 된단 생각으로 오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광주에서 이중투표를 한 사람이 기계상 발견됐는데, 본인은 부인했다. 그래서 소명서를 받고 투표를 했다. 또 한 곳에선 투표할 수 있는 유권자를 실어나르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선관위에 신고해 확인 결과, 어린이집 원장이 자기가 운전하고 왔을 뿐이지 동원은 없단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표는 "오늘 처음으로 시작되는 경선이기 때문에 조직 동원 등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 사항이 있을 때 우리 당이 자진해서 중앙선관위에 신고하겠다. 그래서 원천적으로 부정선거를 막겠단 의지를 갖추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오후 3시 기준, 광주·전남·제주에서 4만 5056명 투표에 임했습니다. 시간당 평균 6000여 명. 기대 이상의 반응에 국민의당은 광주에서만 3만 명 이상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등 한껏 고조된 분위깁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완전국민경선,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요. 이날 개표 결과는 오후 8시 30분을 전후해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