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삼성동=오경희·서민지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신병 정리 및 사저 정비 등의 문제로 청와대 관저에 머물기로 한 가운데 삼성동 사저 주변은 박 전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에 분주하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직원 및 경호실 관계자 10여 명이 이날 오후 2시 50분께 경호실 소속 승합차 2대와 함께 박 대통령 사저에 진입했다. 파면 선고를 받은 지 약 4시간 만이다.
경호원들은 박 전 대통령 사저 옆 '삼릉초등학교' 출입문을 이용해 사저로 진입했으며, 경호 장비·전선·상자·금속 가방 등의 짐을 나르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거주할 수 있는 상황인지 파악하고 사저 복귀 준비를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는 일반 주택가 한 가운데 위치해 경호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호원들이 머물 공간이 없는 데다가 방탄 시설도 갖추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사저 앞에 평소와 같이 3명을 배치했다가, 탄핵 인용 결정이 난 후 5개 중대(약350명)을 투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당초 사저로 복귀할 방침을 밝혔던 박 전 대통령은 입주 준비 등을 이유로 이날은 청와대 관저에 머물기로 해 일단 복귀 시점은 미뤄진 상태다. 만약 복귀한다면 2013년 2월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에 입성한 후 4년여 만이다.
한편 삼성동 사저는 박 대통령과 정치 일생을 함께했다. 박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에 1990년부터 2013년 2월 25일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약 23년 동안 거주했다. 박 대통령은 1990년 서울 중구 장충동 집을 매각하고 삼성동 사저로 이사한 뒤 1997년 정계에 입문했고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