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여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8일 대권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홍 지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과 약 2시간 가량 만나 오찬 회동을 했다.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하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 나라를 경영해 보고 싶어한다"며 대선에 출마할 뜻을 숨기지 않았다.
홍 지사는 인사말에서도 "저는 개인적으로 1997년, 2002년, 2007년 대선을 치러봤다. 대선에 대한 경험이 많다. 당내에서는 (대선 경험이) 가장 많지 않나 생각한다"며 "다음 대선에 대한 생각도 있다"고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홍 지사는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할 때까지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점쳐지는 13일 이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죽을 필요 없다. 어차피 대선은 진영 싸움으로 5대5 게임"이라며 "당이 탄핵 결정된 이후에 전열을 재정비하면 된다"고 정치 선배로서 초선의원들에게 격려도 잊지 않았다.
홍 지사는 당의 당원권 정지 해제와 관련해 "저는 당의 처분만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을 아끼면서 몸을 낮췄다. 그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면서 한국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자동으로 당원권이 정지됐다.
때문에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에선 한국당 소속으로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없는 상태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당내 선거권과 피선거권, 공직 후보자로 추천받을 수 있는 권리와 당 의사결정참여권 등의 권한을 잃는다.
다만 회동을 주선한 강효상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홍 지사의 당원권 회복과 관련해 "무죄추정 원칙과 사실심인 2심 무죄로 당원권 회복엔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 지사의 처가가 전북에 있고, 수도권에서 국회의원을 하셨다. 전국적으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홍 지사를 띄웠다.
자유한국당으로부터도 구애받는 홍 지사는 이날 회동을 통해 '친정'에서 대선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또 30여 명의 초선의원들과 '돌솥비빔밥'을 먹으며 스킨십하면서 당내 영역을 확대하고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 지사는 9일 인명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하고 당원권 해제와 대선 출마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