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민주 vs 국민 '특검 연장 무산' 네탓 공방…바른당 '훈수'

더불어민주당·정의당과 국민의당이 특검 수사 종료 마지막 날인 28일 국회에서 4+4 회동을 열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비공개회의 전환 직전 각당 대표들과 원내대표들. /국회=서민지 기자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민주 "그러니까 지지율 떨어졌지" vs 국민 "남탓 아냐. 자기(文) 탓!"

더불어민주당·정의당과 국민의당이 특검 수사 종료 마지막 날인 28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두고 얼굴을 붉혔다. 야권은 이날 종료되는 특검에 대한 대안책을 강구하기 위해 회동한 자리에서 '네탓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추미애·국민의당 박지원·바른정당 정병국·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비롯한 각당 원내대표 및 원내수석부대표들이 배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국회에선 '4+4 회동'이 열렸다.

이자리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선총리-후탄핵'을 받아들이지 않은 민주당과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게 책임을 돌렸다.

박 대표는 "우린 이런 것을 예상해 처음부터 '선총리-후탄핵'을 요구했다. 일부에서 탄핵이 어렵다, 또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거부한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일이라 거부한 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면피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지적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먼저 맞불을 놨다. 심 대표는 "선총리안을 수용하지 않아 황 대행의 직권남용 사태를 맞이 했다는 점에 대해 견해가 다르다"면서 "선총리 제안은 박 대통령이 탄핵을 피하기 위한 타협안이었다. 광장에 모인 200만 국민은 단호히 어떤 타협없이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했고, 그것을 야당이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도리어 정의당이 주장한 '특검법'이 수용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정의당은 특검법 발의 때 특검 수사대상이 대통령이기 때문에 특검 연장 권한을 대통령에게 줘선 안 되고 국회의장에게 승인권을 주자고 했다. 그런데 그게 안 돼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정병국·국민의당 박지원·민주당 추미애·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차례대로)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4+4 회동 직후 앞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서민지 기자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저도 심 대표와 같은 입장"이라며 거들었다. 추 대표는 "민주당은 '2선후퇴' '선총리-후탄핵' 이런 것 다 물리치고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퇴진에 불응할 경우 탄핵하겠다는 것을 공당의 총의로 모은 바 있다. 탄핵 국면을 주도하며 총의를 모은 건 의원 각각의 판단이고 '특정 대선주자'는 아무 상관없다"며 문 전 대표를 감쌌다.

심 대표와 추 대표가 연속으로 박 대표의 말에 맞불을 놓자, 박 대표는 "중립적 거국내각이 성립되지 않았다면 탄핵이 안 됐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바른정당, 당시 비박들이 탄핵에 협력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탄핵을 성공시킬 수 없었다. 비박 의원들이 탄핵에 앞장섰기 때문에 질서있는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박 대통령의 탄핵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런데 당시 '모 대통령 후보'는 혁명적 상황의 청소 운운하며 거절했다. 오늘을 예측하지 못한 것에 대해 변명하지 말고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들의 '설전'으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된 가운데 바른정당은 "법대로, 원칙대로 하길 바란다. 상대를 인정하고 정치하라"면서 훈수를 두면서 자당을 치켜세웠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바른정당은 모든 불이익을 감내하면서도 그 시점에 탄핵해야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탄핵을 앞장 섰다. 결국, 분당 이후에 '풍찬노숙(風餐露宿·떠돌아 다니며 고생스러운 생활을 함)'하면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상 정치권이 국민 바라보고 정치한다면서 모든 것이 당리당략적으로 이해관계에 따라 논의하니까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면서 "모든 걸 원칙에 입각해서 한다면 서로 간 오해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미애(가운데) 민주당 대표는 28일 4+4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촛불민심에 맞지 않아 국민의당 지지율이 폭락하지 않았나. 끝까지 그 고집을 가지고 지난해 12월 2일 탄핵 발의 때도 미적대고 안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정 대표의 '훈수'로 상황이 일단락 되는가 했으나, 추 대표와 박 대표는 각당으로 돌아가 비공개회동 때 눌렀던 앙금을 털어놓으면서 당분간 논쟁이 계속될 것을 예고했다.

박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서 예측을 못하고 안이하게 생각했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겠나. 그러니까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 아니냐. 자기들이 탄핵을 했나. 비박의 협력 속에서 같이 노력해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다 아는 사실인데 박 대표가 우기는 것"이라면서 "당시 박 대통령이 국정에 손 떼지 않은 상황에서 총리를 준다면 정치인 개개인 또는 각 당이 '총리 떡고물'만 바라보고 탄핵에 집중하지 않을 상태였다. 총리를 주제로 정치권이 진행했다면 탄핵 추진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기존 뜻을 관철했다.

이어 "촛불민심에 맞지 않아 국민의당 지지율이 폭락하지 않았나. 끝까지 그 고집을 가지고 지난해 12월 2일 탄핵 발의 때도 미적대고 안 했던 것 아니냐"며 국민의당 '아킬레스건'인 지지율 하락 이야기를 꺼내면서 갈등을 다시 한번 점화시켰다.

한편 야4당 대표-원내대표는 '4+4 회동' 이후 ▲ 다음 달 2일 본회의에서 특검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정중하고 강력하게 요청 ▲ 야4당은 3월 임시국회 소집을 즉각 요구하는 데 합의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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