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헌재 최후변론·우병우 구속·정유라 송환 등 격동의 한주

헌법재판소는 오는 24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변론을 예고했다. 그러나 19일 박 대통령 측은 전날 헌재에 제출한 변론종결 기일 지정에 관한 피청구인 대리인들의 의견 서면에서 최종 변론기일을 3월 2일 혹은 3일로 다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과 최순실(61) 씨 게이트를 둘러싼 수사 등 격동의 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24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변론을 예고했고, 특검의 우병우 전 수석 구속 여부, 최 씨의 딸로 현재 덴마크 올보르 법원에 구금된 정유라(21) 씨의 송환 여부 등이 결정될 예정에 있는 이유에서다.

이번 주 헌법재판소와 우 전 수석 구속 여부, 정 씨의 국내 송환 결정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표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박영수 특검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수사 기간 연장 승인도 최대 변수가 될 수 있어 황 권한대행의 결정에 이목이 쏠린다.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가 24일로 예고한 탄핵심판 최후변론에 출석할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4일 오전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에 관한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 당시. /남용희 기자

◆헌재, 24일 탄핵심판 최후변론…朴 대통령 출석하나?

먼저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요청에 따라 최후변론을 연기할지 아니면 예정대로 할지 주목된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지난 16일 14차 변론기일에서 "그동안의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충분히 파악된 만큼 22일 증인신문을 모두 마치겠다"며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각자 주장을 정리한 종합서면을 23일까지 제출하고, 24일 최후변론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헌재의 이런 결정에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마음이 급해졌다. 그동안 박 대통령 탄핵심판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으로 일관했다는 분석이다. 무더기로 증인을 신청 등이 그렇다. 그러나 변호인단의 예상과 달리 헌재가 이르게 탄핵심판을 결론 내기로 하면서 박 대통령의 최후변론 출석 카드를 꺼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9일 박 대통령 측은 전날 헌재에 제출한 '변론종결 기일 지정에 관한 피청구인 대리인들의 의견' 서면에서 "최종 변론기일을 3월 2일 혹은 3일로 다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 측은 최종 변론기일에 박 대통령의 직접 출석 여부를 검토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측이 헌재에 요청한 변론종결 기일 연기는 재판관 '8인 체제'가 유지되는 3월 13일 이전 선고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 달 13일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해 '7인 체제'가 되면 재판관 2명의 반대만으로도 탄핵이 기각될 수 있는 등 박 대통령 측에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지난 1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직권 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소환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남윤호 기자

◆특검, '법꾸라지' 우병우 전 수석 구속 승부수 통할까?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변론 못지않게 우 전 수석의 구속 결정도 최대 관심사이다.

특검팀은 19일 오후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와 특별감찰관법위반,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불출석)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수사로 정면돌파를 선택한 특검은 그동안 법망을 피해간 우 전 수석에 대해서도 사정의 칼을 빼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 씨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하고, 비리 행위에 직접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또한,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 및 최 씨 비리 행위' 내사를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자신의 가족 회사인 법무법인 정강 횡령 등에 대해 감찰을 벌이던 특별감찰관실의 해체를 주도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밖에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5명 좌천 지시 ▲검찰 '세월호 참사' 해양경찰 수사 외압 ▲최순실 씨 미얀마 원조개발사업(ODA) 이권개입 과정 중 전임 이백순 주미얀마 대사 경질 등에 대한 혐의가 있다.

앞서 특검팀은 18일 오전 우 전 수석을 소환해 약 19시간에 달하는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우 전 수석은 특검팀 출석 당시 "최순실 씨를 아직도 모른다는 입장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 모른다"고 답했다. 또,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느냐"는 물음에도 "개입하지 않았다"며 곧장 사무실로 입장했다. 우 전 수석은 이후 특검팀 조사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했다. 이 부회장을 구속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은 특검팀의 우 전 수석 구속영장 청구 승부수까지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덴마크 검찰은 법원이 결정한 정 씨 구금시한이 오는 22일 오전 9시에 끝남에 따라 구금시한 종료 이전 송환 여부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20일이나 21일 정 씨의 국내 송환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배정한 기자

◆덴마크 '구금' 정유라, 국내 송환 21일 판가름

국내 못지않게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3일 덴마크 올보르 구치소에 구금된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국내 송환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보르 지방법원은 지난달 30일 정 씨의 구금을 오는 22일까지 연장 결정했다. 당시 결정은 덴마크 검찰이 정 씨와 관련해 특검팀에 지난달 27일 추가 자료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올보르 법원은 21일(현지 시각) 정 씨의 구금 재연장과 국내 송환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검찰은 법원이 결정한 정 씨 구금시한이 오는 22일 오전 9시에 끝남에 따라 구금시한 종료 이전 송환 여부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20일이나 21일 정 씨의 국내 송환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특검은 정 씨 혐의와 관련 있는 이 부회장(제3자 뇌물공여)과 최경희 이화여대 전 총장과 이대 교수들(학사 특혜)을 줄줄이 구속했다. 덴마크 검찰에 정 씨의 송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진 귀국을 거부하는 정 씨는 검찰이 송환을 결정해도 이에 불복해 송환거부 소송을 제기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정 씨는 이 과정에서 21개월 된 어린 아기를 내세우며 덴마크 법의 인도주의에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특검의 박 대통령 대면조사 여부도 관심사다. 특검과 청와대는 지난 9일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합의했지만, 청와대는 특검이 언론에 일정과 장소 등을 공개했다고 의혹을 제기해 무산했다.

이후 특검과 박 대통령 측은 대면조사 일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박 대통령 대면조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거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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