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5년 전부터 암살시도…김정남 '살려달라' 서신"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과 관련해 열린 간담회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했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국가정보원은 15일 "김정남 살해는 김정은 정권 출범 후 스탠딩 오더,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명령으로 2012년 한 차례 암살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정보위원 긴급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2012년 4월 김정남은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 피할 곳도 없고 도망갈 곳은 자살뿐'이라는 내용의 서신을 발송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북한 정찰총국을 비롯한 정보당국은 지속적으로 암살기회를 엿보며 오랜 노력의 결과 암살 실행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김정남 암살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점과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하며 "암살 타이밍은 특별한 의미가 없고, 오랜 스탠딩 오더"라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정보위원 긴급 간담회에서 김정남 살해는 김정은 정권 출범 후 스탠딩 오더,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명령으로 2012년 한 차례 암살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회=이새롬 기자

국정원은 "인상으로 봐선 김정남이지만, 부검과 혈액 검사를 모두 통해 알아내야 한다"면서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는 김철이라는 북한 여권을 가진 북한인이 사망했다는 것으로 김정남으로 특정하지 않았다. 시신이 김정남이라고 특정하려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망 원인은 독극물 테러로 강력히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인은 이날 부검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면서 "2명의 여성은 택시를 타고 도주했고 말레이시아 당국이 쫓고 있다. 아직 탈출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남의 첫째 부인과 아들은 현재 중국 북경에 있다. 또한 가장 많이 알려진 둘째 부인 이혜경과 아들 김한솔은 마카오에서 생활하고 있다. 두 가족 모두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과 관련해 열린 간담회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해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국정원은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면서 "내부 충격을 주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북한 내부에서 일반 인민들은 김정남의 존재를 모르지만 엘리트들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께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가족들이 있는 마카오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탑승하려고 줄을 서고 있는 김정남에게 두 명의 여성이 접근했다. 김정남은 독극물 테러를 당했고, 곧바로 카운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송되는 과정 중 사망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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