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가운데 남파 여성 간첩 원정화의 사연이 재조명 받고 있다. 특히 원정화는 북한으로부터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암살 지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원정화는 2013년 TV조선에 출연해 7년간 남파간첩활동 생활에 대해 털어놨다. 원정화는 2008년 간첩죄로 5년간 복연한 뒤 2013년 7월 출소해 이날 방송에서 처음으로 남파간첩 생활을 증언했다.
원정화는 2001년 탈북자로 가장해 한국에 들어온 뒤 군부대를 장악하라는 임무를 받고 군인들과 접촉하기 위해 가장 먼저 결혼정보업체를 찾았다.
원정화는 "한국이라는 낯선 곳에 와서 어디를 찾을 수도 없고 그래서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후 원정화는 김모 소령 등 군인을 만나 관계를 유지했고, 각종 정보를 캐냈다.
원정화가 수집한 정보는 군 관계자, 국정원 요원의 인적사항과 각 부대 위치 등 군사 기밀로 수집한 정보는 북한으로 전송됐다.
특히 원정화는 북한으로부터 암살 지령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암살 대상자 중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도 있었다.
원정화는 "여러 가지를 물어도 보고 탐문도 해보고 한참 이렇게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붙잡혔다"면서 "그래도 (황장엽 전 비서가) 어디에 있다는 건 알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원정화는 이날 인터뷰에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가족을 언급할 때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황장엽 전 비서는 2010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사망했다.
한편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 최고 권력자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에게 공격을 받아 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