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새누리당이 분당 사태 이후 바른정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에서 승기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른정당과의 차이를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13%를 기록, 7%의 지지율을 얻은 바른정당을 두 배 가까이 격차를 벌렸다.
전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2월 2주차 주중동향 정당지지도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13.8%로 집계됐다. 반면 바른정당은 5.8%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쳐 정의당(6.8%)에도 밀렸다.
특히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위 여론조사에서 지난주보다 상승했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 조사 이래 최고 지지율을 경신한 더불어민주당(45.5%)보다 한참 뒤처지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유탄을 맞고 추락을 거듭했던 상황을 어느 정도 반전한 셈이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보수성향 지지자들과 '보수는 새누리당'이라는 이미지가 바른정당보다 앞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새누리당이 새로운 당명을 확정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를 정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도 보수층까지 흡수한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대선주자 숫자 싸움에서도 바른정당보다 앞서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현재 3명(원유철·안상수·이인제)이 대권에 도전했고, 바른정당에서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나섰다. 새누리당 내에서 4~5명이 추가로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거론됨에 따라 그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가정이지만, 범보수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새누리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 질적인 측면에서도 새누리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바른정당에 합류한 일부 의원들이 이탈 조짐을 보인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황이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바른정당 내부에) 소위 말해서 '회군'하겠다는 분들도 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의 주장이 실제 이뤄진다면 새누리당은 보수 적통 경쟁에서 바른정당보다 크게 앞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인적 청산을 통해 당 쇄신 작업을 마무리한 시점에서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도로친박당'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어 새누리당의 반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우리 당은 아직 민심을 완전히 회복한 수준이 아니고 분골쇄신의 노력 끝에 겨우 인정을 받아가는 단계"라고 진단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는 시점에서 일부 친박계의 움직임은 당 쇄신의 순도를 희석시키는 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