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위기'의 바른정당·유승민, 핵심 인사 "열심히 하는 것 외엔..."

바른정당과 유승민 의원이 지지율이 좀처럼 상승하지 않으면서 김무성 재판등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열심히 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9일 바른정당 핵심 인사가 내뱉은 말이다. 지난달 24일 "범보수 구심점"이 되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한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최근 6주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여권 유력주자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유승민 의원 역시 이렇다할 지지율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의 위기는 지지율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전국 성인남녀 1508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 지지도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45.4%)은 최고치를 경신하며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새누리당(13.8%), 국민의당(10.5%), 정의당(6.8%) 순이다. 바른정당은 5.8%를 얻어 정의당에게도 4위를 내주며 꼴찌를 차지했다.

문제는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6주째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의 적통과 가치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새누리당에서 분당해 나왔지만, 진보와 보수 양측 모두에게 외면 당하는 실정이다.

특히 정당 지지율 견인을 기대했던 유승민 의원의 대선 출마마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유 의원의 지지율은 3.5%로 2월 1주차 대비 1.4% 포인트 하락했다. 순위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3.2%), 황교안 권한대행(15.9%), 안희정 충남지사(15.7%), 안철수 전 국민의당 전 대표(9.1%), 이재명 성남시장(8.2%) 등에 이어 6위다.

바른정당과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이 모두 하락하면서 김무성 의원 재등판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처럼 지지율 하락과 부침으로 당 안팎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게 '김무성 재등판론'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9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김무성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안희정 지사가 민주당 대선 경선을 통과하지 못하면 보수에게 표가 쏠릴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보수 측) 인물이 없다는 게 문제다. 혹시 김무성 의원이 출마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도 같은 날 "내부적으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김무성 의원이 다시 당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인데 대선 후보냐, 아니냐를 놓고 고민이 있을 것이다"며 "그의 불출마 입장은 (당 내) 더 많은 요구가 있으면 번복하지 안겠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대표는 '김무성 의원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일 없을 것이다. 당사자가 불출마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김무성 재등판론에 대해 그럴 일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남용희 기자

또 다른 대안은 '당 대 당 연대' 또는 '보수 후보 단일화'이다.

김만흠 원장은 "바른정당 자체적으로 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며 "유승민 의원이 보수 후보 단일화를 꺼내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약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후보 단일화와 관련 "노력은 하겠지만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현재의 각 당 구성원이나 지지기반을 보면 힘을 합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고질적인 지역감정이란 병폐도 없앨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대 당 연대'는 불가하지만, '보수 후보 단일화'의 경우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의원은 9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대 당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변동진 기자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새누리당)과의 합당은 불가하고, 국민의당엔 박지원 대표가 있다. 그의 대북정책이나 외교‧안보정책을 고려하면 '과연 같이 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정당을 배제하고 국민의당과만 단일화한다는 것은 '스몰-텐트' 아니냐"며 "국민의당과만 연대한다, 이런 식은 보수 쪽에서 보면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제가 주장하는 보수 후보 단일화는 자유한국당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바른정당도 후보를 내고, 국민의당도 후보를 내서 선거 전에 '중도보수'라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후보들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자유한국당의 경우 인적청산과 변화를 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주중집계는 2017년 2월 6일(월)부터 8일(수)까지 3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20%), 무선(70%)·유선(1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90%)와 유선전화(1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고, 응답률은 8.3%(총 통화시도 1만8228명 중 1508명 응답 완료)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3일간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http://www.realmeter.net/category/pdf/)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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