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새누리당은 8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연찬회를 열고 새 당명과 당 쇄신안에 관한 논의를 벌이는 한편 국회의원으로서의 윤리 의식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부 의원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연찬회에서 대권에 도전한 대선주자들의 내부 단속이 이뤄졌다. 지난 6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5선), 안상수(3선) 의원은 일찌감치 예결위회의장으로 나와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미처 인사하지 못한 의원들의 자리를 돌며 직접 안부를 건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안 의원은 강석호 의원과 마주했다. 강 의원은 웃으면서 "중간에 그만두면 안 됩니다"라며 격려했고, 안 의원은 "아휴. 제 사전에는 그럴 일 없습니다"라고 경선 완주 뜻을 밝혔다.
좌석과 관련한 문제도 발생했다. 비례대표 윤종필 의원은 맨 앞에서 세 번째 줄에 앉으면서 "초선이 뒤에 앉았다가 야단을 맞고 앞으로 왔다"고 주변 동료 의원에게 전했다. 그러면서 씁쓸했는지 멋쩍게 옅은 웃음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본회의장 가장 뒷자리는 당 지도부 혹은 중진 다선 의원들이 차지한다. 출입구와 가깝고 당원들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비교적 눈을 피해 회의를 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설이 있다.
또한, 이 자리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참석했다. 김 지사는 새누리당의 대선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데, 연찬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 가능성을 키웠다. 실제로 김 지사의 소개가 대선주자를 소개할 때 이뤄졌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우리 당의 얼굴로써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도록 나오는 사람마다 박수와 지지를 보내 다시 한번 국민에게 신뢰받고 우리 당이 정권을 이어갈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가자"면서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원·안 의원에게 박수를 처달라고 요구했다.
이때 이철우 의원이 나지막이 혼잣말로 "대선주자라면…"이라고 내뱉으면서 김 지사를 가리켰다. 이를 본 정 원내대표는 김 지사를 소개했다. 경북 김천을 지역구로 둔 이 의원은 아예 맨 뒷자리에서 맨 앞줄에 있는 김 지사의 옆자리로 이동해 눈길을 끌었다.
또 하나. 공식 행사가 열리기에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구닐라 린드버그 조정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마친 뒤 당직자의 인솔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 원내대표와 악수했다.
동시통역이 없었던 터라 제대로 소개가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러자 이장우 의원이 "저쪽(IOC 측)에서 통역하겠지"라며 별일 아니라는 듯 웃었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앉았던 한 동료 의원이 "아마 그럴 거야"라며 수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