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누가 내스타일?" 野잠룡들이 만든 '책장'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야권 잠룡들의 '혼'을 담은 '저서' 전쟁이 한창입니다. 대선주자들에게 저서 출판은 일종의 '출정식'입니다. 대권주자들 국정철학과 비전을 공유하면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에 제격이기 때문이죠. 특히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야권주자들은 앞다퉈 책을 내고, '북콘서트'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반면, 유권자에겐 대선 전 후보들을 엿보는 참고서가 됩니다. 본인과 통하는 대선후보가 과연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지요. '대선 대진표'에 올라 있는 7명의 책이 서재에 꽂혀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잠룡들이 만든 서재 앞에 서 있다면, 어떤 책을 가장 먼저 집어들까요?

◆ 문재인- 대한민국이 묻는다 :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야권의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담 에세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출판기념회를 열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묻는다'는 '기억' '사람' '광장' '약속' '행복' '새로운 대한민국' 등 모두 6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는데요. 문형렬 기자가 묻고, 문재인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문 전 대표가 1953년 경남 거제의 어린시절부터 성장과정, 그동안 만난 인연들, 진통을 겪는 대한민국에 대한 해결책, 그가 설계하고 다시 세우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청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문 전 대표의 삶과 추억을 반추하다가 현안 문제로 넘어가 묻고 답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챕터 사이마다 '文&問 직문직답'이라는 코너에선 "엉엉 운 적은?" "21세기 매력적인 한국여성의 모습은" "남들이 모르는 습관 한 가지" "화났을 때 참는 법" "아직까지 못했지만 꼭 하고 싶은 취미" 등 문 전 대표의 솔직한 대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다음 달 4일엔 문 전 대표의 모교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북콘서트를 열 계획이라고 하네요.

◆ 이재명 - 대한민국 혁명하라

탄핵정국을 거치며 야권의 주요 주자로 자리매김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13일 '대한민국을 혁명하라'를 출간했습니다. 대선 출사표를 던진 이후 직접 쓴 첫 번째 책으로 '공정국가'에 대한 구상을 소개했습니다.

이재명의 '정치혁명' '경제혁명' '복지혁명' '평화혁명'으로 편성돼 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후 노년 노동자로 근무하다가 산업재해를 당했고, 검정고시 합격 후 중앙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해 사법고시에 합격,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은 이 시장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전인 '공정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 시장은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공화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를 짚어내면서 "지금이야 말로 부패를 청한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다. 이 시장은 선택적 모병제, 군복무기간 10개월로 단축 등 '안보정책'도 제시했다. '사이다'로 불리는 이 시장 특유의 '톡톡 쏘는 돌직구' 화법이 그대로 녹아있으며, 무엇보다 '짧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 안철수 - 안철수의 생각

'안철수의 생각'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 대표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제정임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와 대담형식으로 엮어낸 책입니다. '안철수의 생각'은 발간 하루 만에 책이 모두 동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까지 70만부 정도 팔렸다고 합니다.

'안철수의 생각'은 안 전 대표의 '정치 초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1,2,3부에선 의사, CEO, 교수 등을 거친 안 전 대표 삶의 발자취부터 정치 참여에 대한 고민에서 실마리를 풀어나갑니다. 5년이 지난 지금에도 안 전 대표의 '생각'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 전 대표는 탄핵 정국 전 12월 대선이 치러진다고 판단해 공정성장론, 교육개혁, 과학기술혁명에 대한 생각을 펴내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출판 계획을 접었다고 하네요.

◆ 안희정 - 안희정과 함께, 혁명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해 11월 자전적 성격의 저서인 '안희정의 함께, 혁명'을, 10월에는 정책비전을 담은 '콜라보네이션'을 펴내며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안희정의 함께, 혁명'은 안 지사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해 나가는 '자전 에세이'입니다. 총 4부로 이뤄져 있습니다.

16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부터 당직자로 시작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동행했던 나날들, '직업정치인'으로서 바라본 현 대한민국의 실정 등이 담겼습니다. 책 사이마다 안 지사의 성장과정을 담은 사진이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네요.

◆ 손학규 - 나의 목민심서 : 강진일기

손학규 국민개혁주권연대 의장은 지난해 10월 '정계복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책 한권을 들고 나왔습니다. 바로 자신의 저서 '나의 목민심서-강진일기'입니다. 이후 손 의장은 전국 곳곳에서 북콘서트를 열며, 시민들과 소통했습니다.

'강진일기'는 그가 '정신적 멘토'로 삼고 있는 다산 정약용에게 스스로 묻고, 답하는 '자전 에세이'입니다. 손 의장의 정치 여정에 대한 회상과 성찰, 석름봉과 다산초당을 돌아 토담집으로 돌아오며 다산에게 스스로 묻고 답했던 사색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지원 요청, 유력 정치인들의 강진 방문에 대한 고뇌 등 비교적 최근 정치권의 현실과 경험을 상세하게 기록한 것이 특징입니다.

◆ 정운찬 - 우리가 가야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오는 1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의 출판기념회와 함께 대권 출마 의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는 동반성장위원회와 동반성장연구소 활동 등을 통해 모색해온 실현가능한 경제정책들을 담은 책입니다. 정 전 총리의 연관검색어인 '동반성장'에 대해 모두 8부로 나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양극화와 경기 침체 국면 등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에 대한 해법으로 '동반성장'을 제시합니다. '동반성장'으로 남북관계, 교육, 복지, 미래 에너지까지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진단과 대안들을 풀어나갑니다.

◆ 김부겸 -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는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지난 4·13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야권의 '불모지'인 대구에 또한번 도전하면서 낸 책입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서울, 대구 등에서 북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팝 칼럼리스트 김태훈 씨와 주요 현안과 문제들에 대해 대화하는 형식입니다. 정치, 사회, 문화, 인물, 지역, 경제, 역사 등을 포괄하는 내용으로, 모두 9개의 챕터로 구성됩니다. '상생'과 '공존'이라는 김 의원의 정치철학을 중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김 의원은 다음 달 기회의 불균등과 차별을 해결하는 '공전의 경제'에 관한 에세이 형식의 '약탈경제를 넘어 공존의 경제로'(가제)도 출판할 예정입니다.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이 주로 '정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책은 '공존'을 키워드로 '경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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