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투어' 나선 반기문…의장들 "좋은 결과 있길" 격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20일 오전 가장 먼저 국회 의장실을 찾아 정세균 의장과 약 25분 동안 환담을 나눈 뒤, 심재철 국회 부의장 박주선 국회 부의장 순으로 예방했다. / 임영무 기자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0일 국회 의장실·부의장실을 연달아 투어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가장 먼저 국회 의장실을 찾아 정 의장과 약 25분 동안 환담을 나눈 뒤, 심 부의장 박 부의장 순으로 예방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보고와 더불어 지난 4일 간 영호남을 오가며 '민생 투어'를 했던 이야기를 주로 꺼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심재철·박주선 국회부의장은 반 전 총장이 유력 대선주자인 만큼, "경륜을 국민을 위해 잘 써달라.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정 의장은 "10년 동안 애 많이 썼다. 국익을 선양하고 금위환향해서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그런데 오셔서 보니까 민생이 어렵고 국제적으로 경제외교안보 뭐하나 편한 것이 없어서 반 전 총장의 마음도 편치 않으실 것 같다. 유엔 사무 총장으로 10년 동안 재직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으니, 그런 자산을 국가적인 어려움을 위해 잘 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0일 정세균(왼쪽) 국회의장과 대화를 나누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 국회=서민지 기자

반 전 총장은 정 의장을 만나, "지난 월요일(16일)부터 4일 동안 지방을 다니면서 민생투어를 좀 했다. 국민들이 현재 정치상황에 대해서 많이 걱정하는 것을 듣고 봤다"면서 "이런 일을 해결하기 위해 의장을 비롯한 국회에서 많이 신경을 써주시는게 필요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국회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부의장 또한 반 전 총장에게 "좋은 경험들을 한국을 위해 잘 써주길 바란다"면서 "특히나 지금 선거 때니까 (후보들끼리) 서로 대결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 안타깝더라. 그런 부분들 잘 헤쳐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미소를 띄며 "모든 게 아주 새로운 경험"이라면서 "어떤 방법으로라도 한국의 발전에 기여를 하겠다. 과거에 쭉 해오던 경험들이 있으니까 미력이나마 기여를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또 한번 '민생투어' 이야기를 꺼내며, "소도시와 지방까지 발전된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세계 어디가도 골고루 균형발전 된 곳은 많지 않다. 이젠 외형적인 면보다 내면적인 면에 좀 더 내실을 기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치권이 좀 아울러 줘야 한다. 국회에서 중요한 정치적 리더십의 역할을 가지고 있으니 신경써서 위기를 극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기문(왼쪽)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박주선 국회 부의장실을 방문해 대화를 하고 있다. / 국회=서민지 기자

이어 박 부의장을 만나서는 '내치'와 '외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반 전 총장은 내치에 치우쳐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우려했다.

특히, 최근 각종 대선공약들을 발표하면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국민의 투표로 인해 선출되는 대통령은 국민의 신임을 받는 게 중요하니까 내치를 중시한다. 그래야 자기들의 포부를 펼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끔 '무엇을 해달라' 부탁하면 '우선 내가 당선되고 다 해줄게'라는 농담을 하곤 하는데 선진국일수록 대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 위상 이런 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내실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사회가 우리나라에 기대하는 눈이 상당히 높아 그것을 조정해 나가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 부의장은 "반 전 총장이 큰 역할을 하게 되면 정치교체를 한다지 않았나"라면서 "정당을 창당하실 거냐. 국민의당이 총장의 정체성에 좀 맞지 않나"라고 물었고, 반 전 총장은 "아직 잘 모르겠다. 다음에 뵙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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