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올보르(덴마크)=이철영·배정한 기자] 정유라(21) 씨와 조력자들이 함께 거주했던 덴마크 올보르 외곽 은신처가 말끔하게 정리됐다. 마당에 버려졌던 노르웨이 고가 브랜드 침구는 물론, 무더기로 쌓여있던 물건들도 모두 치워졌다.
정 씨는 지난 1일(현지 시각) 덴마크 올보르 현지 경찰에 체포된 이후 14일 현재 13일째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11일 정 씨의 조력자들이 급히 떠나며 천만 원 상당의 침구류를 버린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후 3일이 지난 이날 취재진이 정 씨의 집을 다시 찾아 확인한 결과, 정 씨가 머물렀던 은신처에는 고가의 침대도 수북하게 쌓였던 쓰레기도 없었다. 누군가 모두 치웠다.
현지 용역을 통해 모든 것들을 다 치운 것으로 추정된다. 또, 그동안 외부인에 내부를 절대 보여줄 수 없다는 듯 수건으로 가렸던 창들도 모두 깔끔하게 정리됐다. 집안 내부에는 특별한 물건이 눈에 띄지 않았고, 깨끗했다. 다만, 정 씨와 조력자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세탁기 등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사실상 빈집이었다.
언제, 누가 이들의 집을 정리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웃 주민들도 더는 관심을 두고 싶지 않다는 듯 정 씨의 집과 관련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았다.
정 씨와 조력자들은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난 9월 말부터 약 3개월 동안 이곳에서 국내 언론 등을 피해 유유자적하게 지내왔다. 그러나 지난 1일 정 씨가 체포되면서 이들의 유유자적한 생활도 막을 내리게 됐다. 정 씨의 아들과 조력자들은 지난 10일 이른 아침 급히 집을 빠져나갔다.
덴마크 당국이 이들에게 거처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12일 <더팩트> 취재 결과, 조력자들의 차량은 그동안 정 씨가 승마 훈련을 했던 헬스트란 인근 승마장에서 발견됐다.
한편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11일 오후 청소용역업체가 깨끗하게 정리한 정 씨의 은신처를 찾아 버려진 집기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방치된 침대를 확인했다. 언뜻 봐도 고가로 보이는 침대의 브랜드를 스웨덴과 덴마크 현지 교민에 확인한 결과 1000만 원을 호가하는 노르웨이산 유명 제품이었다.
정 씨가 버린 침구류는 고급 침대 세 개와 라텍스 매트리스 두 개였다. 이 침구류의 브랜드는 '원더랜드(wonderland)'였다. 취재진은 이 브랜드의 가격을 확인하기 위해 스웨덴에 있는 교민에게 문의했다. 교민에게 돌아온 대답은 정 씨가 덴마크에서 얼마나 호화로운 생활을 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이 교민은 "이 침대는 노르웨이 고급 브랜드로 매우 비싼 제품이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자기 돈이 아니어서 막 썼나 보다"고 말했다.
정 씨가 버린 침대는 '원더랜드 콘티넨탈'로 고급 라인이다. 정 씨가 버린 원더랜드 최고가 침대는 덴마크 가격이 6만 4104 크로네(10크로네: 1660원)로 국내 가격 1087만 원에 달한다. 최고가 침대 바로 아래인 '원더랜드 콘티넨탈'은 덴마크 가격이 4만 4798 크로네로 국내 가격으로 약 800만 원에 달하는 고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