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의 철저한 자기방어를 위한 이중적인 모습에 국민들 분노지수가 커지고 있다.
최 씨는 지난해 10월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면서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며 울먹였다.
이때만 하더라도 최 씨가 심경 변화를 느끼고 반성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직권남용과 강요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 최 씨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추가로 진술할 기회가 주어지자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호소했다.
최 씨는 지난달 19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음에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검찰의 공소장 내용에 대해 "전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여론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아는 그가 배심원단의 결정이 재판에 영향을 주는 것을 원천 차단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법정에서 그의 태도는 이중적인 모습이었다. 취재진이 법정에 있을 때는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최 씨는 카메라가 철수하면 고개를 들고 변호인에게 귓속말을 건네는 적극적인 자세로 돌변했다. 최 씨의 양면성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방어권을 행사하며 재판에 '올인'하는 듯한 최 씨는 정작 특별검찰 조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특검에 소환된 뒤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세 차례 연속으로 특검 출석에 불응했다. 때문에 특검팀은 체포 영장을 집행해 강제 구인을 검토하겠다는 방침까지 세운 상황이다.
자신이 주인공(?)인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는 단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것과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국조특위(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청문회장에 세우려 했으나 최 씨는 끝내 거부했다. 결국 '구치소 청문회'가 열리게 된 원인이 됐다.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청문회마저 출석하지 않은 최 씨는 수감동까지 찾아온 국조특위 위원들을 피하지 못했다. 국조특위 여야 의원들과 마주한 최 씨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여러 공모 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은 정당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자신에게 유리하면 또박또박 말을 하고 불리한 질문일 경우에는 답을 회피하거나 침묵했다는게 국조특위의 전언이다. 물론 형사사건 피의자인 그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무후무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이나 반성하는 자세를 엿볼 수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최 씨의 이러한 행태에 누리꾼들은 "뻔뻔함이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jwco****)" "죄송한 척 카메라 앞에서 다 쇼(show)하는 것이다(meme****)" "처음에 죽을죄를 졌다고 해놓고 거짓말만 한다(free**** 이상 네이버 아이디)"며 비난했다. 한 누리꾼(colo****)은 "어쩌다 내가 이런 사람에게 놀아나는 나라에 살게됐는지…(만약) 국가 선택 교환권을 준다면 난 이 나라를 버리겠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