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朴 대통령 정조준' 속도 내는 '특검'…국조특위는 '흔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를 정조준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박영수 특별검사가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들어서는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를 정조준하며 속도를 내지만, 국회 국조특위는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라는 오명을 이어가게 됐다.

특검은 25일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열쇠'라 할 수 있는 조여옥 전 청와대 경호실 간호장교를 소환 조사한 것은 물론 출국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대통령의 뇌물죄 및 세월호 행적 등을 수사를 위해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도 검토 중이다.

특검은 지난 21일 수사 시작과 함께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을 압수수색하고 지난 24일 사건의 핵심인 최순실 씨를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연금공단과 복지부를 압수수색한 것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과정에서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60)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0)이 중간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최 씨와 관련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밝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려 있었던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의 지분 10%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지지가 절실했고, 최 씨 등을 지원해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구속기소)으로부터 합병 찬성과 관련된 지시를 받고 이를 홍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의혹을 수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검은 최 씨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 씨 문제에 가장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인다. 특검은 정 씨의 여권 무효화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지난 24일 특검 사무실에 소환 된 최 씨. /이새롬 기자

그뿐만 아니라 특검은 최 씨를 통해 박 대통령과의 공모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특검은 최 씨의 역린이면서 현재 독일에 갓난아기와 함께 있는 정유라(20) 씨를 지명수배하고 현지 검찰에 신병 확보를 요청했다.

특검은 최 씨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 씨 문제에 가장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인다. 특검은 정 씨의 여권 무효화도 추진 중이다. 24일 소환 조사를 받은 최 씨도 정 씨에 관한 조치를 알고 있다고 한다.

특검이 최 씨에게 원하는 것은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박 대통령과의 공모관계에 관한 진술이다. 앞서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최 씨가 기획하고 박 대통령이 이를 지시하면 안 전 수석이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 최 씨 입을 통해 박 대통령 간 오간 내용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 씨의 진술에 따라 박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 적용도 가능해질 수 있다.

또한, 특검은 세월호 7시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 대위에 대해서도 출국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위가 지난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오락가락 진술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이규철 특검보는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해 "압수수색이 필요한지, 어느 부분을 할 것인지 현재도 검토 중"이라며 박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알렸다.

국회 국조특위는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라는 오명을 얻었다. 지난 다섯 차례의 청문회에서 이번 사건의 핵심인 최 씨는 증인석에 단 한 번도 앉히지 못했다. /이새롬 기자

특검이 이처럼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국회 국조특위는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라는 오명을 얻었다. 지난 다섯 차례의 청문회에서 이번 사건의 핵심인 최 씨는 증인석에 단 한 번도 앉히지 못했다.

국조특위는 또, 위증교사 교사 논란도 불거졌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 박헌영 전 더블루케이 과장과 태블릿 PC와 관련한 위증교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의원은 허위 주장이라는 태도로 일관했지만, 인명진 새누리당 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의원이 특조위원을 계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의원이 특조위원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조특위는 최 씨가 계속해서 불출석하자 26일 구치소 현장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모두 불출석하겠다는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구치소 청문회 진행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국조특위는 27일 새누리당 소속 위원 중 일부가 탈당할 예정으로 위원 구성을 놓고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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