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신사동=이철영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18일 친이계 전·현직 의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먹구름이 걷히는 새 시대를 열어갔으면 좋겠다"고 건배사를 외쳤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친이계 전·현직 의원 등 33명과 만찬 회동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국내의 불안정한 정국과 보수 세력의 와해를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만찬 중간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 발언 등을 전달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회동에서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했다.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께서는 건배사에서 최근 미국 LA 방문에서 있었던 일 잠깐 설명했다"면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국내에서는 연설이나 강연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자주했다. 대통령께서는 '해외에 나가서 나라 이야기할 사람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다. 다만, 이번에 해외 나가서 국내 이야기는 일절 안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먹구름을 걷어내는 새 시대를 열어 같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소망한다'는 건배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만찬에 참석하기 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부인하는 듯한 태도와 새누리당 내에서 발생한 문제 등에 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탄핵 사유를 부인하는 입장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본인이 뭐라고 얘기하든 국민이 다 알고 있으니까 국민 뜻을 따르면 된다"고 박 대통령이 국민의 생각과 반대의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앞으로의 방향에 관해서도 "새누리당이 국민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새누리당 정병국·주호영·김영우·나경원·권성동·홍만표·정운천·장제원·이군현 의원 등 현역 의원 15명을 포함해 총 33명이 참석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만찬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생일과 당선, 결혼기념일(12월 18일) 등 일명 트리플 크라운을 기념하는 자리"라며 "일부에서는 나라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모임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자리는 이 전 대통령의 당선 등을 위한 자리로 식사하는 정도면 괜찮겠다는 의견들이 있어 모이게 됐다"고 일각에서의 친이계 세결집 등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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