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새누리당 친박계가 와르르 무너졌다.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9일 본회의에서 가결됨에 따라 친박계 지도부의 입지도 좁아지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9일 오후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 200표를 훌쩍 뛰어넘는 234표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총 300명 의원들 가운데 299명이 참석했다. 탄핵 부결을 위해 사활을 걸었던 친박계로서는 최악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친박계는 최대 턱걸이로 가결되거나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한다고 예상했다. 홍문종 의원은 지난 6일 "찬성표는 195~205표 사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친박계에서도 이탈표가 속출하면서 이들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더불어민주당(121명), 국민의당(38), 정의당(6), 무소속(7) 172명이 모두 찬성했다는 전제하에 새누리당에서 62명이 탄핵 찬성에 힘을 보탠 것이다.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투표를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다.
이날 오전 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모임에는 모두 33명의 의원이 참석해 탄핵 찬성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서울대 동문 모임인 '박근혜 퇴진 서울대 동문 비상시국행동'이 밝힌 탄핵 찬성 명단에는 경대수·김규환·김기선·김성태(비례)·이은재·이현재·이진복·이혜훈 의원 등 10명의 이름이 올랐다.
여기에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홍철호·신보라 의원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이 인원 외에 친박계에서 최소 17명 이상이 탄핵 찬성에 동참한 셈이다.
친박계는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 오전까지 의원들에게 부결을 호소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번 탄핵에 대한 우리의 판단 기준은 절대적으로 헌법과 법률이어야 하고 결코 외부 압력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간절히 호소한다"고 읍했으나 결과적으로 실적을 거두진 못했다.
무엇보다도 표가 압도적으로 차이 나는 점은 친박계를 더욱 뼈아프게 했다. 만약 가까스로 가결되더라도 친박계의 대오는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하게 돼 크게 당권을 잃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친박계는 사실상 와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박계로만 구성된 지도부가 자리를 지킬 명분을 잃어 더욱 구석으로 몰리게 될 거라는 것이다. 나아가 앞으로 당내 주도권은 비박계가 움켜쥘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