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 상승과 관련해 "이재명 시장이 잘하고 있다. 이 시장은 사이다, 저는 고구마"라며 "삼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자신을 향한 비판, 이 시장의 지지율 상승 등과 관련해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퇴진과 최근 JTBC 손석희 사장과의 인터뷰 태도에 대해 "아픈 질문이다. 맞다. 답을 잘 못했다. 버벅거렸다"고 인정하며 "방송국 가기 전 속보를 보고 미리 생각했더니 생각이 복잡했다. 비박의 결정 내용 잘 모른 채 질문을 받았더니 그렇게 됐다. 공격 받을까봐 걱정이 돼서 괜한 생각이 돼서 그랬다. 앞으로 절차는 헌법에 따르면 되는 것이다. 촛불 민심을 따르면 되는 것이다. 후회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을 조기 퇴진시키면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지금 기준으론 유리하다"는 속대를 감추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그렇게 보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앞으로 일을 장담할 수 없다. 지금 시국을 수습하려면 대통령이 하루 빨리 퇴진해야 한다. 다음 정부를 출범시켜야 한다. 헌법대로 하면 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제 말문을 막으려고 정략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미 대통령된 것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문 전 대표는 이런 비판에 대해서도 "내가 대통령이 될까봐 무서워서 한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잘못하지 않았으면 뭘 그렇게 무서워하느냐. 정정당당하게 판단 받으면 된다. 한 마디로 무서워서, 퇴출될까봐 그러는 거다. 가짜는 늘 복잡하고 진실은 단순하다. 판단도 진실도 국민이 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문 전 대표는 전체 1위이다. 또 야권 대선 후보 중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 주사 2~3위에 이름을 올리며 지지율 급등세를 보인다. 이 시장의 지지율 상승은 '사이다'같은 발언과 함께 빠르고 명쾌함에서 비롯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문 전 대표는 느리고 모호하도 답답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는 "이재명 시장 잘 하고 있다. 정말 사이다 같다. 위치 선정 빠르다. 최전방 공격수로 잘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나는 당하고 보조를 맞춰야 한다. 책임이 더 무겁다. 사이다는 금방 목이 마르다. 밥이 아니잖아요. 고구마는 배부르다"고 이 시장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또 "이재명 지지율 상승 좋은 것이다. 제가 걱정하는 것 같은데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이는 야권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다. 그 지지가 모인다.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지지율 상승하길 바란다. 정국 흐름을 놓치는 게 아니다"며 "1번 주자여서 새누리당의 장난으로 역행하지 않도록 저지선 역할을 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흐름을 뒤집지 못하도록 버팀목 역할을 한다. 새누리는 저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충실하게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 전 대표는 "삼수는 없다"고 밝히며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그는 "저는 과거 민주화 운동부터 지금까지 세상을 바꾸는 일을 회피한 적이 없다. 상대 진영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멀리 있는 목표를 향해 나가는 뚝심이 역사를 바꾼다. 평생을 흔들리지 않고 유불리 따지지 않고 뚝심 있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며 "내가 전면에 나서면 불이 되고 호랑이 같은 문재인을 볼 것이다. 그런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촛불 민심을 받들어 국가 대개조 대청소 제가 감당해야 할 일이다. 책임감 느낀다"며 강인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