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무교' 박근혜 대통령 종교 논란, 학창 시절 세례명 '율리아나'

박근혜 대통령의 종교 논란. 박근혜 대통령은 4일 대국민담화에서 사이비 종교 논란을 일축했다. 공식적으로 박 대통령은 무교(無敎)지만, 학창시절 천주교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청와대 제공·YTN 방송 화면 갈무리

박근혜 대통령 "내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는 말은 사실 아냐"

[더팩트 | 오경희 기자] 최근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종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한 두 번째 대국민담화에서 "내가 사이비종교에 빠졌다,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정치권과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상에선 박 대통령의 종교와 관련해 이른바 '영생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유는 박 대통령(64)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의 아버지인 최태민(1912~1994) 씨가 몇몇 종교와 관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 최태민 씨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으로 1970년대 박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 구실을 하던 시기 최측근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은 최태민 씨가 당시 불교·기독교·천도교를 통합했다는 '영생교'를 세우고 교주를 지냈다는 것이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태민 씨는 1975년 4월께 영생교 이름을 바꿔 '대한구국선교단'을 설립했다.

최태민(오른쪽) 씨는 1970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을 지냈으며, 1975년 대한구국선교단을 설립한 이후 불교·기독교·천도교를 통합했다는 영생교를 세워 교주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MBN 방송 화면 갈무리

지난달 23일 '노컷뉴스'는 "최태민 씨가 1975년 설립한 대한구국선교단은 1년 후 구국 여성봉사단으로 이름을 바꿨고 이때 박 대통령이 명예 총재를 맡았다. 몇년 후 새마음봉사단으로 개명한 뒤 (최태민 씨의 다섯 번째 딸인) 최순실 씨는 대학생 회장을 지내며 박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종교 논란과 관련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당 회의에서 "지금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최순실 두 사람의 사교(邪敎)에 씌어 이런 일을 벌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청와대 굿'을 언급한 데는 일각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사라진 7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굿판을 벌였다'는 루머가 돈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청와대 굿설'도 최태민 씨와 함께 거론되고 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3일 CBS 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나와 "최(태민) 씨는 1973년 대전에서 '원자경'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던 무속인"이라고 주장했다.

탁 교수는"1974년에도 다시 최태민을 만나 자료를 입수했는데 1975년 갑자기 구국선교단에서 활동하는 최태민이라는 인물을 보게 됐고 그 인물이 '원자경'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과 별도로 박 대통령은 학창시절 천주교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과 관련해 4일 오전 10시 30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과거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성심여중·고와 서강대를 다녔으며, 1965년 성심여중 재학 시절 '율리아나'란 세례명까지 받았다. '율리아나'는 이탈리아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평생 약자를 돌봤던 성녀의 이름이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박 대통령은 성심여고를 찾아 "학교를 다니면서 삶과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 훗날 어렵고 힘든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한편 공식적으로 무교(無敎)인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저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해 가족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면서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최순실 씨가)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단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이다. 저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 잠을 이루기도 힘들다"면서 울먹였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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