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의 '깜짝 귀국' 후 검찰 출두까지 31시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야당은 검찰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였다.
검찰은 31일 밤 11시 57분께 최순실 씨를 긴급체포하며 "피의자는 조사 대상인 각종 혐의에 대해 일체 부인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 이미 국회로 도피한 사실이 있는 데다 일정한 거소가 없어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31시간 동안 최순실 씨의 행방은 묘연하며, 누구도 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순실 씨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호텔에 은신하면서 수사 전 관련자들과 말을 맞추고 증거인멸을 시도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최순실 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여러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JTBC보도에 따르면 검찰 출두 당시 로펌 소유의 승용차를 타고 왔고, 최순실 씨가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에서 대포폰 판매업자의 연락처가 발견되기도 했다. 때문에 최순실 씨가 31시간 동안 다양한 경로로 법적자문을 받아가며 대포폰으로 수사에 대비를 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커지는 상황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귀국 후 31시간을 모처에 있다가 최순실은 프라다 신발 한짝을 남긴 채 검찰로 들어갔다. 31시간은 어떤 말을 맞추고 증거인멸을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 씨가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한 점이 드러났다. 안종범 수석은 대포폰으로 증거인멸 시도했고, 최순실 씨 소유 이메일 계정은 폐쇄됐다"면서 "K스포츠 재단의 컴퓨터는 모두 교체됐고, 고영태는 검찰 1차 조사진술을 부정하고 최순실 씨를 안 것도 2012년 12월 대통령의 가방을 만들게 되면서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검찰은 최순실 씨가 31시간 동안 어디서 누구와 왜 무엇을 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두고두고 검찰 수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모든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최순실 씨 관련자들을 횡령 배임은 물론 인사개입 등 성역없는 총체적 조사를 해야 한다. 특히 진실을 은폐하고 증거를 인멸하려는 2차 범죄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증폭되는 의혹에 대해 최순실 씨의 법률대리인 이경재 변호사는 전날 검찰에서 "자택에 들어가기 어려워서 서울에 있는 호텔에 체류했다"면서 "제가 하루동안 기자들에게 쌓여 있었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여지는 전혀 없다. 인멸할 부분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순실 씨의 귀국부터 검찰출석, 긴급체포 등의 과정이 고도의 기획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기도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전날(1일) 최순실 씨가 긴급체포되자, "최근 2~3일의 흐름을 보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시도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주장했으며, 추미애 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도 "이들이 갑자기 눈부실 정도로 일사불란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