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정유라 독일 추적기<중>] '아기 엄마 어깨 문신' 정보, SNS 사진으로 확인

최순실 정유라 모녀가 체류했던 독일 슈피텐 주택(위쪽)에선 아기 용품(아래 왼쪽)사용 흔적이 발견됐다. 아래 오른쪽은 호텔 인근 주민이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프랑크푸르트(독일)=이효균기자


[더팩트ㅣ프랑크푸르트(독일)=이철영·이효균 기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서 최순실(60)· 정유라(20) 모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존재가 확인된 곳을 수소문해서 찾아가면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최 씨 모녀를 본 사람은 있지만 어디에 있는지는 모두 입을 닫았다. <더팩트> 취재진은 최 씨 모녀 행적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아기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녀가 최근까지 머물던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서쪽으로 30km 떨어진 슈미텐에서였다.

모녀는 슈미텐에 '비덱(WIDEC)'이라는 법인을 만들었다. 주소는 슈미텐에 있는 3성급 호텔 비덱 타우누스로 모녀와 측근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모녀의 거처는 비덱 호텔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또 있었다. 취재진은 두 곳을 취재하던 중 독일 이웃들로부터 아기의 존재를 들을 수 있었다.

국내 언론에도 이웃 주민들의 '어린 아기' '작은 아이' 등이 그대로 보도됐다. SNS를 중심으로 아기는 정 씨가 낳은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쏟아졌다. 기사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국내에서 정 씨의 출산과 아기가 주목받자 취재진도 아기의 존재를 보다 자세히 취재하기로 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출산과 관련한 의혹이 새롭게 일고 있는 가운데 독일 슈미텐 정 씨의 집에서 어린아이의 신발과 버려진 기저귀, 장난감 등이 보이고 있다. 정 씨는 비덱 타우누스 호텔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나이로 추정되는 남자아이와 엄마처럼 다정하게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 모녀의 행방을 찾는 것 못지않게 아기의 존재는 궁금증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정 씨의 출산과 관련한 지라시가 작년부터 국내에 파다하게 돌았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설마 이제 스무살이 된 정 씨가 출산했을까를 의심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정 씨의 아이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사실 취재진은 20일(현지 시간) 최 씨 모녀의 자택에서 아기의 신발과 기저귀 등을 이미 확인했다. 독일 이웃들로부터도 최 씨와 아기가 즐겁게 산책하는 모습을 수차례 목격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지난 23일 주민들로부터 정 씨와 아이의 관계를 들을 수 있었다. 비덱 호텔 인근에 사는 이웃 "정 씨와 아기의 사이가 무척 좋았다. 마치 남매나 엄마와 아기로 보였다"고 말했다.

또 "올해 여름에는 정 씨와 아이가 호텔 베란다, 뒷마당 등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수차례 봤다.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누가 보아도 정 씨와 아이의 관계를 짐작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외 다른 이웃에게도 비슷한 말들을 들었다. 취재진은 이웃들의 증언을 토대로 '[단독] "정유라, 남자아이와 엄마처럼 지냈다"…독일 이웃 주민 '증언''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당시 취재 과정에서 호텔 맞은편 이웃으로부터 아기 엄마의 인상착의를 들었다. 이 이웃 여성이 말한 아기 엄마의 생김새는 정 씨와 거의 흡사했다. 사진으로도 확인했다. 다만, 이 여성은 아기 엄마의 어깨 등에 문신이 있었다고 말해 취재진은 정 씨가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정 씨는 과거 유라로 계명하기 전 유연이라는 이름으로 SNS에 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정 씨의 왼쪽 어깨 문신을 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그러던 중 정 씨가 올린 SNS 사진에서 희미하게나마 문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 이웃이 말한 부위와도 일치한다. 이 여성은 당시 "길고 밝은 갈색 머리에 문신이 있는 여성이 아이의 엄마였다. 특히 문신이 눈에 띄어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지난 21일 젊은 한국인 남성을 카메라로 포착했다. 이 남성은 정 씨의 남편으로 지목되는 신 모 씨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 씨와 아기, 그리고 남편 등은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이 아기의 존재는 최 씨 모녀가 모습을 드러내면 확실하게 관계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슈미텐 지역에서 거주했던 비덱 타우누스 호텔(사진 위)과 단독 주택을 최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중개업자 독일인 E 씨는 호텔과 단독 주택을 2주 전에 팔겠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매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 씨 모녀가 종적을 감추면서 취재는 더욱더 어려워졌다. 과연 이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취재진은 거듭되는 막막함에 다시 주민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최 씨가 호텔과 주택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내 취재진들의 계속된 취재에 최 씨 모녀가 부동산 처분에 나선 것이다. 현지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호텔은 약 20억 원대이며, 주택은 약 5억 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오후 취재진은 최 씨 모녀가 부동산 처리를 의뢰한 독인 현지인 부동산 중개업자 관계자 E 씨를 만났다. E 씨는 취재진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는 "호텔과 단독 주택을 2주 전에 팔겠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매매를 진행 중이며 아직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최 씨가 매물로 내놓은 것은 두 건이다.

취재진은 최 씨가 직접 연락했는지를 묻자 E 씨는 "처음에 독일 남성과 한국인 여러 명이 부동산을 팔겠다며 찾아왔다. 매매와 관련한 문서를 작성했고, 지금도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다음 주에 가격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했다. 독일인 남성이 누군지 묻자 "서류에는 이름이 다 있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호텔 지배인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씨가 급히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E 씨에게 새 주택 구매를 문의했는지 묻자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E 씨의 반응으로 볼 때 최 씨 등이 새로운 거처를 구하기 위해 문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게 또 최 씨 모녀는 흔적을 지우고 있었다. 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최 씨 모녀가 자주 갔다는 승마용품점과 그를 돕는 한국인 여성의 존재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 최 씨 모녀는 곳곳에 흔적을 남겼고, 취재진의 흔적 찾기는 계속됐다.

<하편에 계속>

cuba20@tf.co.kr
anypic@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