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서별관 청문회', 홍기택·핵심 자료 빠진 "맹탕·허탕"


8일 국회에서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조경태(가운데) 기획재정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더팩트 | 국회=오경희·서민지 기자] 우여곡절 끝에 열린 이른바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가 시작부터 '맹탕 청문회'로 전락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문위원회 연석으로 이날 오전 10시께 열린 조선·해운업 부실 원인 진상규명을 위한 서별관회의 청문회에선 '핵심 증인'인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의 불출석과 정부에 요청한 '핵심 자료' 미제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개의와 동시에 증인 선서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야당은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안과 연계한 서별관 청문회 개최에 합의하면서 핵심 증인으로 요구한 '최종택 트리오(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가운데 최 의원과 안 수석을 제외한 만큼 홍 전 산업은행장은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홍 전 은행장은 현재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라 다음 날까지 참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유일호(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증인들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박광온 더민주 의원은 "서별관회의 청문회는 사람으로 치면 중병에 걸려서 곧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을 살릴 것인가 그 방안을 찾는 청문회"라면서 "그렇다면 그동안 어떤 처방 진단했는지 어떤 약 투약했는지 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두 분(최경환·안종범)이 증인에서 배제됐다. 홍기택 증인 마저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증인 선서를 바로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더민주 의원은 "오늘 청문회가 근본적으로 왜 열렸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얼마짜리 청문회인지 알고 있나. 4조 2000억 원짜리다. 더 확대하면 대우조선에 투자된 금액이 모두 14조 7000억 원이니까 14조 7000억이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벗어 던지면 57조 3000억 원이 흩어진다고 하니까 어마어마한 금액의 청문회"라고 이번 청문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송영길 더민주 의원은 "최경환 안종범 두 분이 증인에서 제외된 것은 유감이며, 청문회를 내실있게 하기 위해 그나마 의미있는 홍기택 증인의 소재를 파악해서 임의동행 명령이나 경찰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이 분이 안 나오면 청문회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촉구했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는데도 안 나온 부분은 유감"이라며 "이것은 기재위 행정실에서 계속 촉구하고, 안 나올때엔 법적인 조치를 위원회 차원에서 취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의사진행 발언이 진행되고 있다./국회=서민지 기자

또한 야당은 정부 측에 요구한 ▲서별관회의 회의자료 ▲대우조선 이사회 회의록 ▲대우조선 실사보고서 ▲회계 조작 관련 감사원 보고자료 등이 미제출되자 이날 오후 2시까지 제출하길 요구했다.

박광온 의원은 자료 제출 건과 관련해 "오후 2시까지 반드시 제출할 수 있도록 정부 관계자들께 확답 받아달라. 확답 요구에따라 저희들이 청문회 정상적 진행할 것인지 간사간 협의를 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청문회는 불러서 듣는거다. 우리 경제의 향배를 가늠하는 중요한 청문회가 주요 핵심인사들 빠진 깃털 청문회, 최소한의 자료제출 조차 거부되는 먹통 청문회가 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특히 주요증인에서 빠진 최경환 전 부총리에 대해 정말 실망이 크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여야 간사들이 문서목록 정확하게 확정지어서 국정감사와 연계하자"며 "지금 제기된 자료 제출 문제라든지 증인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책임있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경태 기재위원장은 "홍기택 증인과 관련해선 여야 간사 간 협의를 진행토록 하겠다"면서 "자료 제출 건은 상식 선에서 정부 측은 여야 의원들의 요청에 즉각 협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별관회의는 정책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협의를 위한 곳이기 때문에 회의록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며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는 선박 계약 원가 등 이런 것들이 모두 들어 있어서 '열람'으로 하자고 요청드린 바 있다. 담당 기관으로부터 저희가 직무할 수 있는 법적인 부분이 없다. 기본적인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열람으로 부탁드린다. 저희가 시간 부족으로 자료를 제때 못드렸다면 말씀주시면 바로 제출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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