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오경희 기자] 이제는 '당권'이다. 지난 13일 20대 국회 원(院) 구성을 마무리하면서 여야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8월 9일,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달 27일 각각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국대의원 대회를 개최한다. 양당 모두 전대에 앞서 차기 지도부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대표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이는 내년 대선을 지휘할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다.
당 대표 분리 선출로 인해 당 안팎에서는 일부 당권-대권 후보로서 거취 정리 또는 후보간 교통정리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서 떨어지면 지도부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당권 경쟁의 변수는 당내 주류 세력의 선택을 받느냐다. 새누리당은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 더민주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 새누리, 최경환 출마 관건…친박 vs 비박 계파전
새누리당 전대의 관전 포인트는 친박 핵심 실세인 최경환 의원의 출마 여부다. 여권에서는 최 의원이 나서면 청와대의 비호 아래 현재 당내 다수파인 친박계가 뭉치면서 최 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의원의 지역구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저녁, 최 의원은 경북지역 3선 이상 의원들과 회동을 가지고 출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 외에 친박계에선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 야권의 텃밭인 전남 순천에서 3선에 성공한 이정현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에 호남 출신이 당선되는 것은 정치적 상상일 수 있으나 실현이 된다면 그 자체가 정치혁신이고, 정치쇄신, 정치개혁이고 새누리당의 대변화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원유철(5선) 전 원내대표, 홍문종(3선)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지난 총선 참패를 감안해 '친박계 2선 후퇴론'도 거론되고 있다. 대표 경선에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30% 반영된다.
비박계에서는 수도권 5선 정병국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4선의 나경원 의원과 김무성계 3선 강석호 의원도 자천타천 당 대표 물망에 올랐다.
◆ 더민주, 추미애 vs 송영길…김부겸 거취 관심
더불어민주당 전대에서 주목할 점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 중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의 당선 때처럼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진영의 선택으로 당 대표가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더민주는 일단 15일 당 대표 본선 후보의 수를 3명으로 제한키로 결정했다. 당대표 선거인단 비율은 지난해 2·8전당대회와 동일하게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25%(국민여론조사 15%+당원여론조사 10%)다.
더민주에서 현재까지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후보는 추미애 의원(5선)과 송영길 의원(4선) 두 명이다.
추미애 의원은 가장 먼저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추 의원은 지난 주말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찾아 공식 출사표를 던지며 세결집에 본격 나섰다.
추 의원은 "분열을 수습하고 통합을 이뤄 지지자와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새로운 10년을 열겠다"면서 "'준비된 정당'을 만들어 새로운 10년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영길 의원도 조만간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송 의원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지도 체제 결정이 돼 (전대) 일정 공고가 나면 거기에 맞춰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잠재적 당권 후보들도 조만간 거취 표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여부의 최대 관심 인사는 김부겸 의원(4선)으로, 당 대표와 대선 후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정치 선배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고 이달 말까지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김진표(4선), 박영선(4선), 신경민(재선) 의원 등은 늦어도 이달안으로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