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오는 5월 30일, 초선 의원 132명이 '20대 국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전체 의석(300명(비례대표 포함))의 44.0%로, 19대(49.3%) 대비 현역 물갈이가 5%p 낮아졌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이 57명(43.2%)으로 가장 많고 새누리당 45명(34.1%), 국민의당 23명(17.4%), 정의당 4명(3%), 무소속 3명(2.3%)이다.<더팩트>는 지난 21~22일 초선의원들의 ▲성별 ▲지역구·비례 ▲연령 ▲직업 ▲학력 등을 전수조사해 신상을 면밀히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오경희·신진환·서민지 기자] 20대 국회 초선 의원들은 지자체장·장관 등을 포함한 공직자 출신이 가장 많았다.
20대 국회에 첫발을 내디딘 132명의 초선 의원들을 전수조사한 결과, 주로 공직자(34.85%), 정당인(13.63%) 출신으로 나타났다. 두 수치를 합하면 48.5%로, 절반에 가깝다.
공직자의 경우 바닥부터 민심을 다져온 지자체장 등 민선 관료 등으로, 이들의 정치권 입성은 상대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초선 의원이 45명 가운데 20명으로 가장 많고, 더민주가 16명, 국민의당이 8명, 무소속 2명, 정의당 0명 순으로 집계됐다.
공직자 내 포함된 장관급 고위공직자들의 여의도 입성도 두드러진다. 특히 대구 새누리당 당선자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비롯한 초선 전원이 청와대 출신이다.
정치인의 보좌진이나 정당 활동을 주업으로 삼는 정당인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여의도와 직간접적인 영향을 맺고 있는 만큼 정치 지망생들의 '필수코스'로 꼽힌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정당인 출신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더민주는 57명 가운데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정의당은 초선 4명이 모두 시민운동과 정당 활동에 깊게 몸담았던 경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법조인(11.36%)이 차지했다. 국회는 입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은 국가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관한 법률을 만들거나 잘못된 법률을 회의를 통해 수정·보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변호사, 검사, 판사 등 법조인 경력을 가진 초선 의원은 국민의당이 26.1%로 가장 많았고, 더민주가 12.3%로 두 번째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검사 출신 조응천 더민주 당선자, 서울중앙지검장 출신 최교일 새누리당 당선자 등이 있다.
1~3위를 제외하고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전문가'들이 여럿 등원했다. 여야가 모두 '경제 공약'을 총선 화두로 내민 만큼 경제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공·사기업인들을 비롯해 정치경제연구소의 연구원들은 13.63%나 첫 배지를 달았다.
또한 공직자로 분류된 의원들 가운데서도 경제통이 많다. 대표적으로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기재부 국고국 계약제도과장 출신으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국가재정전문가'로 영입한 김정우 당선인,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1차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맡아 일한 윤상직 새누리당 당선인 등이 있다.
경제인이 두드러지게 많다는 점은 자연스럽게 미래 신산업인 과학정보통신기술(ICT)업계와도 연결된다. 20대 국회에는 '알파고 바람'으로 ICT업계 인물이 대거 영입됐다. 특히 비례대표로 들어온 인물들이 많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1번으로 입성한 송희경 당선인은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을 역임했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인 신용현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우리나라 기술 국제표준화를 이끈 인물이며, 2번 오세정 전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도 과학자로 꼽힌다. 더민주 비례대표인 문미옥 전 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은 여성과학기술인 육석 및 지원정책사업을 주도하는 여성과학자이고, 더민주에는 경기 성남분당갑에서 당선된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도 있다.
또한 19대 국회에서 노동개혁이 화두였던 만큼 각 당에선 '시민·노동단체'(5.3%) 업계에 몸을 담았던 인물들도 여럿 입성했다. 특히 한노총 출신들이 눈에 띈다. 새누리당에선 장석춘 전 한노총 위원장이 경북 구미을에서, 임이자 전 한노총 여성위원장과 문진국 전 한노총 위원장은 비례대표로 첫 배지를 달았다. 더민주에선 어기구 전 한노총중앙연구원 연구위원, 한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전 최고위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이외 군·경찰(3.79%) 출신과 미디어·언론인(2.59%) 출신도 눈에 띈다. 특히 20대 국회에서 경찰의 경우 '향피제(비연고지에 배치해서 순환근무를 시키는 제도)'를 인사에 반영하지 않아 다른 공무원에 비해 연고지 근무 과정에서 정치적 기반을 잘 다질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분석됐다.
'뉴페이스' 경찰 출신들을 살펴보면 강원동해삼척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철규 전 경기경찰청장, 경기 용인정에서 더민주 후보로 당선된 표창원 전 범죄과학연구소 대표, 경북 경주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된 김석기 전 서울청장 등이 있다. 김 전 청장은 경찰 홍보마스코트 '포돌이·포순이'를 탄생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국민의당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동섭 당선자도 한때 경찰 공무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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