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막 내린 총선, 화장실서 가장 크게 웃은 사람은?

4 ·13 총선이 막을 내렸다. 20대 총선 결과 16년 만에 여소야대로 재편되면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더팩트DB

4·13 총선 혈투가 막을 내렸습니다.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고 했던가요? 정치권의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민심은 여야 모두에 회초리를 들었습니다. 새누리당은 제1당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줬고, 20대 국회는 16년 만에 여소야대로 재편됐습니다. 수도권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지지기반인 호남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민심이 천심"이란 말을 보여준 선거였습니다. <더팩트> 정치팀은 총선과 여의도 정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의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국회에 출입하고 있는 이철영·임영무·오경희·신진환·서민지 기자가 참석했고, 명재곤 부국장과 박종권 편집위원이 사회를 맡았습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가십 모음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리=오경희 기자] 말 많고 탈 많던 20대 총선이 끝났는데요. 상상도 못할 결과가 나왔죠? '제1당의 변경,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 20년 만의 3당시대 개막 등 민심의 선택은 정치권과 언론의 예측을 크게 벗어났습니다. 뜨거웠던 총선 현장, 그 속에서 답을 찾아볼까요?

◆ '잠룡 둘' 거머쥔 대구 민심의 '전략적 투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3일 오후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수성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 상대로 앞선 방송3사 출구조사가 나오자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이번 총선 판세를 읽을 수 있는 핵심 지역이 대구를 포함한 영남과 호남입니다. <더팩트> 정치팀 기자들도 대구와 광주로 내려가서 현장을 직접 뛰었는데, 어땠나요.

-일단 대구의 경우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는 수성갑이 관심 지역이었습니다. '세 번째 도전인 김부겸 후보가 여당의 텃밭에서 깃발을 꽂나, 안 꽂나'가 관전포인트였죠.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김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측되자, 취재진들이 아예 김문수 후보 캠프 쪽엔 가지도 않았습니다. 김문수 후보 캠프를 가 보니 지역 방송 카메라 하나만 딸랑 있더라구요. 김문수 후보는 끝까지 캠프에 얼굴도 비추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 관심사는 대구 동구을 유승민 새누리당 후보와 친유(친유승민)계 의원들의 귀환이었을텐데요?

-사실상 유승민 후보 지역구는 새누리당 무공천 지역이라서 당선이 확실시됐돈 곳이죠. 그런데도 유 후보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본인의 당락보다는 자기와 함께했던 사람들중 한 명이라도 됐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유 후보 본인만 당선됐고,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한 측근들은 생환에 실패했죠.

-아무래도 새누리당에 돌아왔을 때 자기 세력이 있어야 할텐데 혼자만 살아남았으니,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없었던 것 같군요.

-그래도 유 후보 캠프에서 눈에 띈 건 계파갈등 과정에서 대척점에 선 의원들이 지는 쪽으로 예측되거나, 차기 대권에서 맞붙을 수 있는 후보군들이 열세일 때 환호성이 터지더라구요. 특히 김문수 후보가 떨어질 때 굉장히 좋아하는 모습에서 놀랐습니다.

-어떤 식이었나요?

-"유승민, 유승민" 이런 식으로 연호하더라구요. 아무래도 대구에서 대권 지분을 가질 사람들이 떨어지면 유 후보에게 유리할테니 당연하겠죠.

-이번에 선거 끝나고 유권자들이 전략적 투표를 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대구지역이 가장 전략적 투표를 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컨대, 유 후보와 탈당파들이 다 생환한 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박근혜 대통령을 심판하는 것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해서 대구의 자존심이 있으니 '유승민 후보'는 당선시켜야 하겠고, 이런 심리의 표출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한 대구가 항상 옛날엔 야도였는데 작대기만 꽂아놓으면 되는 이런 곳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자 더민주를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후보를 당선시키고, 김부겸 후보는 야권 대권주자이니까 잘하면 대통령을 또 한번 만들 수 있다란 판단으로도 해석됩니다. '유승민'과 '김부겸'이라는 잠룡 둘을 한 명씩 선택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체면도 세워주고, 이전의 야도로서 자존심도 지키는 전략전 투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 '국민 장인' 유승민 딸 유담 '꼭꼭 숨어라'

제20대 총선 대구 동구을에 당선된 무소속 유승민 당선인의 딸 유담 양이 13일 밤 대구 동구 방촌동 유 의원의 선거사무실을 나서고 있다./배정한 기자

-화두를 살짝 틀어 유담 씨 얘기를 해 보죠. 유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아이돌급 미모'의 딸 유담 씨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개표 당일에도 취재진의 열기가 뜨거웠을 것 같은데요.

-유담 씨가 화제가 된 뒷얘기가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유 의원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취재하던 모 언론사 사진기자가 마감을 하려고 했는데 특별한 사진이 없는 거예요. 마침 유 의원 딸이 있어서 '에이, 이거나 찍어서 마감을 해야겠다'고 했는데 대박이 난 거죠. 그런데 정작 유담 씨 본인은 큰 관심이 부담스러웠던지 개표 당일인 13일엔 사진 찍히기 싫어서 파티션으로 가려진 책상에 머리를 숙이고 숨어있었습니다.

-<더팩트>는 찍지 않았나요?

-유 후보 당선 수락 연설이 나오고 나서도 유담 씨는 책상에서 안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기자들도 모르고 있었는데, 저희는 기사 마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 당선인 캠프 맞은편 차 안에서 있었습니다. 자정을 한참 넘긴 시각에 캠프에서 누가 나와서 보니 유담 씨였습니다. 유담 씨 혼자는 아니었고, 유 당선인이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과 함께 나왔습니다. 모친이 허리가 90도 이상 많이 굽으셨더라고요. 혼자서 걸으시긴 하지만 부축을 해줘야 해서 유 당선인이 굉장히 살뜰하게 모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손녀인 유담 씨도 내내 무표정이었는데 할머니를 바라볼 땐 굉장히 표정이 밝더라고요.

-유 당선인의 모친께서 허리는 굽으셨지만 심지는 꼿꼿하시다고 알려졌잖아요.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유담 씨 실물이 진짜 아이돌급인가요? 딸 때문에 유 당선인은 '국민장인'이란 별칭까지 붙었는데.

-아버지를 정말 빼닮았고, 체구가 엄청 말랐습니다(웃음). 미모 평가는...개인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웃음). 사진 보셨잖아요.

◆ 호남의 선택, '文이 싫어서? 文으론 힘들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12일 오후 서울 도봉구 쌍문역 일대를 찾아 도봉갑 인재근 후보와 도봉을 오기형 후보의 지원 유세를 마친 뒤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이새롬 기자

-호남의 분위기도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저는 광주로 내려가는 동안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반문 정서에 맞서 호남에 명운을 걸었는데 실제 투표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투표소에서 만난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한 시민에게 반문정서가 뭐고, 호남정신이 뭔지 물었죠. 70세 할아버지가 "호남 정신은 민주주의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일궜다는 자존심"이라고 답했습니다.

-문 전 대표가 갔던 곳은 오히려 역효과라는 얘기인가요?

-'표를 구걸하는 것 아니냐'라고 보는 시각이 상당했습니다.

-반문정서를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특정인에 대해 싫다인지, 특정인으로는 힘들 것 같다인지. 광주 쪽은 역대 선거에서 정치적으로 특별하고 뛰어난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까. 문 전 대표가 싫다가 아니라 '문재인으로선 어렵겠다, 안되겠다'는 아닌지. 그 이면에는 광주의 권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지역이고 차별받던 지역으로서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이런 의식이 깔려있는 것인데, '문재인 전 대표 세력들이 그런 노력을 했느냐, 앞으로 그런 노력을 할 수 있겠느냐'란 판단이지 않겠나 싶습니다.

-광주 뿐만 아니라 민심은 이번 총선에서 기득권에 안주해서 쉽게 권력을 유지하거나 하려고 하는 정치(인)를 심판했다는 분석입니다. 기존의 나태한 기득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봅니다. 수도권은 더민주를 선택함으로써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호남은 국민의당을 선택함으로써 더민주에 대한 심판 등 말이죠. 이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 국민의당이고요.

-SNS 상에는 이런 얘기도 있더군요. '호남에서 득표수로만 보면 국민의당은 108만표이고, 더민주당은 104만표. 전체 득표수는 4만표가 갈려서 승패가 된 건데, 이게 맞다고 볼 때 4만표로 '반문정서'라고는 볼 수 없다'는 거죠.

-제가 볼 때는 '108만 대 104만 표'? 이 논리는 검증해야할 필요가 있는데, SNS 시대다보니까 끝나자마자 바로 문 전 대표 측근 세력을 중심으로 '문재인 살리기'에 들어가는 움직임 중 하나로 추측됩니다. 문 전 대표도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아닙니까. 노 전 대통령 같으면 자기가 한 번 뱉은 말은 곧바로 실천을 하죠. 그것을 해와서 대통령까지 된 것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결국, 문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한 길을 갈 것이냐, 노 전 대통령이야 그랬지만 나는 좀 더 보면서 시간을 끄느냐'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한쪽에서 '문 전 대표는 약속을 지킬 것인가' 말이 나오니, 다른 한쪽에선 '왜 문 전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 호남이 버렸다고 할 수 있느냐'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호남정서의 반문 부분에 대해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거고, 대선 가도에 대한 갖가지 관측은 당장 김부겸 당선인과 안희정 지사 등 그쪽 동네에선 이런 것도 만들고 저런 것도 만들고 시나리오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 '절대 웃지 않은' 안철수, 집에서 개표 지켜본 까닭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확실시 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선거사무소에서 꽃목걸이를 목에 건 채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이새롬 기자

-여담이지만 이번 총선이 끝나고 화장실 가서 가장 크게 웃은 사람은 누구일 것 같습니까.

-안철수 대표? 야권 단일화도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고집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수혜자라 할 수 있습니다. 안 대표가 선거 전에 "놀랄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고,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예측하지 못한 의석수를 국민의당은 거의 근접했습니다. (안 대표) 혼자 알파고에게 문의한 것도 아니고(웃음).

-그런데 안 대표는 개표 과정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도 절대 안 웃더라. 긴장한건가요.

-안 그래도 기자들이 박수 치는 리액션을 해달라고 요청해도 고집 피우면서 절대 안하겠다고 했습니다. '아직은 아닙니다'라고 하면서.

-안 대표는 특이하게(?) 당 대표인데도 당사가 아닌 집에서 개표 상황 봤다면서요. 웃음이 새어나올까봐 그런건가요(웃음)?

-보통 당 대표는 당사를 지키거나 아니면 지역구 선거사무소라도 갈 줄 알았는데, 집으로 가서 취재 기자들도 '무슨 당 대표가 저러나'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국민의당 대표는 닮아가나 싶었습니다. 안 대표는 긴장한 건지, 신중한 건지 당선돼도 절대 안 웃더니, 공동대표인 천정배대표도 당선이 확정될 때까지 웃지도 않고 표정이 경직돼 있었습니다. 당선자 윤곽이 나온 밤 10시 넘어서도 수락 연설을 안해서 취재진이 철수하려고까지 했죠. 그제서야 당직자들이 부랴부랴 취재진을 붙잡고 준비한 꽃목걸이를 천 대표에게 억지로(?) 씌웠습니다(웃음).

-국민의당에 호남을 빼앗기긴 했지만, 수도권에서 압승한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도 이번 선거로 상당히 기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분도 웃음이 별로 없는 분인데 이번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자신감도 넘치는 것 같고요.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자신감이 충만해 있을 겁니다. 비례대표로 당선돼서가 아니라 내가 새누리당에 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박근혜 정권 하에서 더민주에 와선 제1당을 만들었으니. 이번에도 총선 끝나고 뭐라고 했나요. '아주 적합한 사람을 자기가 찾아내서 정권교체하는데 매진하겠다'고 한 것 아닙니까. 적합한 사람을 국민이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찾아서'란 것은 엄청난 자신감이라고 보여집니다. "나 촉이 있거든? 경제민주화의 화신으로 돼 있잖아?" 뭐 이런(웃음).

-사실 김 대표가 전에는 2인자로서 병풍이지 않았습니까. 이번엔 자기가 직접 주도한 거잖아요. 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 누가 김 대표를 병풍이라고 생각하겠어요. 그런데 수도권 국회의원을 김 대표가 만들었나요? 그런데 김 대표 본인은 새누리 텃밭인 강남을 당선자인 전현희 후보를 어부바하면서 '내가 만들었어' 이런 분위기던 데요. 조력자로서가 아니라 본인이 이번 선거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김 대표는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 '빨간색' 내건 박근혜 대통령은 역시 선거의 여왕?

정치권은 20대 총선에 대한 평가를 정부 여당 등 기득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201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끝나자 새누리당 의원(왼쪽)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대조적으로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더팩트DB

-기득권에 대한 심판, 이 말이 적확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여당 텃밭인 영남에서 더민주가 선전하고, 야당 텃밭의 주인이 바뀐 것을 보면 지역주의는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총선을 전반적으로 평가해볼까요.

-대구에서 김부겸 후보가 31년 만에 야당으로서 깃발을 내걸고 당선이 됐다는 점, 동시에 전주에서도 정운천 등 새누리당 후보들이 당선됐다는 점 등. 또한, 소위 새누리당이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서울 강남, 분당, 송파 등을 야당에 내준 점 등. 부산에서 낙동강 벨트라고 합니다만, 별로 기대하지 않고 예상하지 못했던 표심들은 'TK독주에 대한 반발이다 오히려 또 김무성 대표를 바보로 만든 데 대한 반발'이란 말도 있었지만, 야당 깃발들도 5명이 됐다는 것은 그야말로 지역주의를 넘는 것이다. 결국, 얼음을 깨는 건 망치가 아니라 송곳으로 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합해 보면 20대 총선은 지역을 넘어서는 투표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출신 지역이 어디냐'는 그야말로 후진적이고 전근대적인 행태에서 좀 벗어난 변곡점을 봤다는 것에서 제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저도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사회에서 이념논리로서 진보, 보수 이런 게 먹히는 것이 아니라 이념논리는 이제 먹히지 않는 것에 대한 표심이 반영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이번 총선에서도 북풍 비슷한 것들이 등장했죠. 집단으로 탈북 망명한달지, 2014년도에 이미 있었던 고위간부 탈북을 갑자기 터뜨린다든지. 하지만 이번엔 전혀 먹히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색깔론 하면 빨간색을 떠올리는데 새누리당이 당색으로 빨간색을 하면서 색깔론을 펼치기 힘들어진 것 아니냐. 새누리당이 빨간색을 택한 것이 우리나라 색깔론을 지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웃음).

-대통령께서 아주 큰 역할을 하셨네요. 역시 '선거의 여왕'이란 타이틀이 괜한 게 아닌데?(웃음).

-제1당으로 올라선 데 대해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입지가 공고해졌을 것 같은데요.

-어찌 됐든 연말쯤 되면 어떤 형태로든 정계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봅니다. 내년 대선에서 3자 경쟁은 할 수 없으니까요. 경제 문제가 됐든 세대 문제가 됐든 조금씩 움직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정치공학자들의 생각으로 지역기반으로 하면 어디 표 좀 더하고 그런 식 단순 계산하지 못하게끔, 하지 말라고 하는 게, 해선 맞지 않는다는 게 20대 총선이었습니다. 결국, 내년 대선도 누가 더 비전을 제시하겠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우리도 화장실에서 크게 웃읍시다. 하하하.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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