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민지 기자] 호남에 '녹색 쓰나미'가 몰아쳤다. 국민의당은 광주·전북·전남 등 호남 28개 의석 가운데 20석 이상의 의석을 석권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실망한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의 손을 들어줬다.
14일 오전 5시 현재 국민의당은 제20대 총선 개표 결과 광주 8석, 전북 7석, 전남 8석 등 호남의 총 28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불과 총선을 이틀 앞둔 11일에도 명운을 건 '호남 쟁탈전'을 벌였다. 호남의 지지에 정치생명을 연계시킨 문 전 대표는 지난 8~9일에 이어 또다시 호남을 찾았고 민심의 반전을 위한 막판 승부수를 띄웠지만 결과는 '참패'로 돌아왔다.
호남 지역 정가에서는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이유를 '반문 정서'때문이라고 꼽았다. 호남 민심은 '더민주의 변화'를 기대했지만, 부응하지 못한 더민주에 회초리를 든 것이다.
호남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전 더민주 후보를 90%(광주 92% 전북 86.3% 전남 89.3%)가 넘는 지지를 보냈지만, 문 전 대표는 대선에서 패배했고 야권분열 구도를 보이면서 호남은 더민주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다.
또한 호남 정가가 국민의당을 선택한 데는 '현역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 광주지역 후보는 8명 가운데 5명이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현역의원이다. 때문에 국민의당 후보들은 신인인 더민주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마포 당사에서 '호남 석권' 결과를 두고 "호남에서도 야권 재편이 돼야 한다는 의사들이 이번 투표에 반영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상돈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사견'을 전제로 "기존 야권 세력에 대해서 호남 유권자들의 좌절, 거센 비판 이런 것이 반영됐다고 본다. 지난 2012년 4월 총선이 끝나고 통진당 논쟁이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서 호남 유권자들이 상당히 실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호남 민심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호남 민심은 이미 문재인 전 대표 그리고 이른바 친노 집단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한지 오래됐다. 그리고 이제 회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박지원 의원께서 말씀하신대로 '너무 늦었다'는 게 정확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의 방문이 광주 전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영향이 전혀 없진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의 반대에도 호남방문을 문 전 대표는 호남 선거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비판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