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4·13 총선-광주 서을] 더민주 양향자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죠잉"

4·13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구을에 출마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광주 서구 화정4동 주민센터 앞 골목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광주=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광주=이철영·신진환 기자] 사람들은 오는 4·13 20대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광주 서을을 두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한다. 정치 신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다윗'으로 6선에 도전하는 '골리앗'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정치 신인 양 후보의 이번 선거는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달 31일 오전 9시 10분 광주 서을 화정4동 주민 센터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양 후보는 "이번 광주 서을 선거를 두고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라고 말하던데요.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죠잉"라며 웃었다.

양향자 더민주 후보와 천정배 국민의당 대표가 광주 서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광주=배정한 기자

취재진이 '전날 잠을 푹 잤느냐'는 질문에 양 후보는 "잘 못잤어요. 좋은 꿈은 꿨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양 후보는 원래 타고난 건강 체질로 특별하게 챙겨 먹는 약도 없다고 한다. 다만 양 후보는 "저희 어머니가 오늘 아침에 '힘내'라고 응원해 주셨다. 그러면서 '니(너) 밥 안 먹고 가면 보타진다'며 식사를 챙겨줬다"고 말했다.

취재진과 마주한 양 후보는 선거 운동 시작으로 정신없었다. 구민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명함을 건네는 손길은 분주했다. 환한 미소는 보너스다. 양 후보는 특유의 명랑함으로 정치 신인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구민들을 대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

주민센터 지하 요가교실을 찾은 양 후보는 운동을 나온 구민들에게 "지난번에도 여기 와서 요가를 했었는데 몸이 가쁜 해지더라. 이번에는 기호 2번 양향자, 줄여서 2양 아시죠"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양 후보가 요가운동을 위해 주민센터를 찾은 구민들에게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광주=배정한 기자

양 후보는 "국회의원 한번 해 보려고 했으면 비례대표 받고 광주 서구에 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입당부터 광주를 생각했다. 광주 경제가 침체하면서 청년들이 여기에 있을 수가 없다"며 "좀 열심히 하면 인정받고 살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어떤 정치인이 그렇게 했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30년간 최첨단에서 일 해왔기 때문에 그 정신을 광주에 심으려고 왔습니다. 바른길 걸어오신 지역 대표인 어르신들이 저를 선택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번에는 6선하고 가버리는 사람은 안 된다. 저는 광주를 위해서 다 버리고 왔습니다"고 강조했다.

구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거리로 나온 양 후보는 취재진에게 침체한 광주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자신했다. 국내 1위 기업 삼성 임원 출신의 자신감이었다.

그는 "광주의 산업과 경제가 이렇게 침체했는데 광주가 정치놀음의 장이 되면 안 된다. 저는 30년 동안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전문가로 살아왔다. 이젠 광주 산업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면서 "휴대전화→ 스마트폰→IOT(Internet of things)→웨어러블로 가는 것을 저는 경험한 ICT 전문가이다. 여기 광주 정치인들 중 이것을 아는 사람이 없다. 저는 여기 광주 서을에서 실현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후보가 광주 서구 화정4동 주민센터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광주=배정한 기자

그러면서 양 후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해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타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연 2조원대의 투자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양 후보는 "완성차 산업진출 계획이 없는 삼성의 전장산업 육성은 협업(collaboration) 사업모델을 찾고 있음을 의미한다. 저는 광주가 전장산업 육성의 최적의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 시민, 완성차 산업, 삼성 전장산업이 모두 득을 보는 협업사업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미래차 산업모델의 핵심이다. 삼성의 전장사업의 핵심 사업부를 광주에 유치하겠다. 삼성도 이 문제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양 후보는 인터뷰 중간중간에도 구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손을 건네느라 바빴다. 특유의 활달함과 미소도 함께였다. 거리를 지나던 구민들은 양 후보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양 후보는 구민들의 따뜻한 말에 환한 미소로 답례했다.

4·13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31일 오전 광주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구을에 출마한 양향자 더민주 후보가 광주 서구 화정4동 주민센터 앞 골목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광주=배정한 기자

그는 지역을 다니며 야권분열에 대한 지적도 받았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양 후보는 기업 임원으로 몸에 익은 변화를 이야기했다.

양 후보는 "어르신들께서 왜, 갈라서서 성가시게(번거롭게) 하냐며 나무라시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음이 흔들린다고 하시더라. 전라도 말로 '마음이 쏠려 부러야'이렇게 응원해준다"면서 "삼성에서는 한자리에서 3년 이상 임원을 할 수가 없다. 전 정치도 같다고 본다. 조직이 변화하지 않으면 썩고 망합니다. 지금 광주가 그렇다"며 천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지금 광주 서을에 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4년 후에 광주 경제는 완전히 침체된다. 경험 있고 능력 있는 저를, ICT 전문가인 제가 광주에 혁신을 심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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