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20대 총선 공천에서 이재오(5선, 서울 은평구 을) 새누리당 의원 등 친이계가 대거 낙천한 가운데서도 19일 아내 김윤옥 여사의 칠순 잔치를 살뜰히 챙겨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1947년 3월생으로 올해 칠순을 맞았다.
이 전 대통령과 재임 시절 청와대 비서관 모임인 청명회는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카페형 레스토랑에서 김 여사의 칠순 오찬자리를 마련, 축하와 함께 건강을 기원했다.
청명회 집행부는 이달 초 회원들에게 '봄이 되어 한결 마음도 풀리는군요. 다름이 아니오라, 여사님께서 칠순을 맞이하셔서 내외분을 모시고 오찬 모임을 갖고자 합니다. 공사다망하실 줄 아오나, 많이 참석하셔서 축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공지하고 참여를 독려했다.
비서관 출신 모임인 청명회가 주관한 김 여사의 칠순 잔치인 까닭에 이명박정권 시절의 장관, 청와대 수석, 국회의원 등 고위 정관계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도 총선 공천 정국에서 자칫 오해를 살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청명회 외의 외부인사 참석은 배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40여 명의 청명회 회원이 모였다.
칠순 잔치가 열린 가게 내부에는 'CONGRATULATION(축하)' 글귀가 중앙무대 벽에 붙여졌고 30여 개의 장식용 분홍색 풍선이 천장을 채웠다. 이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샴페인으로 건배하며 청명회 회원 부부들과 낮 12시부터 2시간여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회원들은 칠순을 맞은 김 여사에게 "건강히 지내십시오"라고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했고, 이 전 대통령 내외는 즐거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칠순을 맞은 아내 김 여사를 다정다감하게 챙겼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 내외는 평소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서로를 챙기는 등 각별한 사이로 유명하다. 이 전 대통령은 보통 김 여사 생일에는 "사랑하는 윤옥에게"로 시작해 "명박으로 부터"로 끝을 맺는 생일축하카드를 전달하고 김 여사의 나이와 같은 빨간 장미 꽃다발을 전달하면서 부부애를 자랑했다. 이날은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이 전 대통령이 김 여사와 수차례 샴페인 잔을 부딪히면서 축하의 말과 함께 애정이 어린 눈빛을 보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 여사 또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애정표현은 애틋하다고 한다. 실제 지난해 12월 이 전 대통령과 경기 여주 강천보를 찾은 김 여사는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남편의 목도리를 손수 고쳐 매주기도 했다. 김 여사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 낙천적이며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내 '미세스 쓴소리'로 불리기도 했다.
김 여사의 칠순 잔치에는 청명회 회원 외에 친이계(친이명박) 의원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에서 친이계로 분류되는 이재오·주호영(대구 수성을)·조해진(경남 밀양창녕군) 의원을 비롯해 원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강승규 전 의원 등이 이번 공천에서 배제된 분위기 탓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이 전 대통령의 최근 심기도 불편한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번 공천 결과와 관련 최근 참모들에게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때에 매우 걱정스럽다. 공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며 불쾌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지난 17일 이 전 대통령을 찾아 친이계 인사들의 '공천 학살'과 친이·비박(비박근혜) 후보들 간의 무소속 연대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이 전 대통령은 총선 관련 발언은 일절 하지 않았다고 한다.